김이수 뒤에서 바라보던 배용주 "사과 받아들인다"

입력 2017-06-08 19:29
'사형선고' 5·18 운전사 배용주, "김이수 사과 받아들여, 화해로 가야"

배용주 인사청문회 출석…김이수 "선하신 분, 진작 가서 사과했어야 했다"



김이수 배용주, 이 두 사람이 역사적으로 만났다.

37년 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은 '5·18 버스 운전사' 배용주 씨가 8일 "세월이 많이 흘렀고, 모든 것이 좋은 쪽으로, 화해 쪽으로 가면 좋겠다"고 밝힌 것.

김이수 배용주는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화제의 뉴스토픽으로 떠올랐다.

배용주 씨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자 사과를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배 씨는 또 '김 후보자를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기억이 전혀 없다. 쳐다보지도 못한다"며 "2012년 헌법재판관 청문회 때 몰랐다. 이번에 청문회 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형 구형이 되니 국선 변론인이 몇 마디 물어보지도 않고 사형판결이 났다"며 "뚜렷이 누가 나를 감싸주고, 그런 모습을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배용주 씨는 수감 생활과 관련해 "취침시간 이후에 불러내 육하원칙에 의해서 쓰라고 한다. 쓰는 도중에 무릎을 꿇어놓고 군홧발로 폭행했다"고 설명했다.

배용주 씨는 이어 "며칠이 멀다 하고 (폭행을 당했다). (고문을 당한 곳이) 상무대였다"며 "사형을 받으니까 교도소로 이감됐다"고 말했다.

배용주 씨는 '5·18 민주화운동을 진압한 발포 책임자가 누구냐. 전두환 전 대통령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군인이었다. (책임자로) 올라가면 그렇게 이야기한다"며 "발포 명령이 없이는 하부에서 국민에게 총을 겨눌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얼굴을 뵀더니 선하신 분이다. 저도 깜짝 놀랐다"며 "이십몇 살 젊은 나이였는데 지금 70세가 넘은 것 같다. 세월이 흘러 진작 가서 사과했어야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김 후보자는 5·18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시민군을 태운 버스를 몰고 경찰 저지선으로 돌진해 경찰 4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배용주 씨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후 5·18 특별법에 따라 개시된 1998년 재심사건에서 '헌정 질서를 수호하려는 행위로서 정당행위'로 인정된다'며 배용주 씨에게 무죄 확정판결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