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게임등급 '사후 심의' 논란...업계 우려

입력 2017-05-16 17:30


<앵커>

최근 게임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대형 모바일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정부의 게임등급 기준이 이들 게임의 매출을 결정짓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등급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기대작 리니지M.

다음달 21일 출시할 예정으로 국내 사전예약만 400만명이 넘어서는 등 흥행에 성공했지만 내부에서는 때아닌 게임 등급에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모바일게임 리니지2레볼루션이 출시된지 다섯달이 지나서야 '사행성'을 이유로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내리고 앞으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게임 업계에 정부의 사후 심의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게임 내 아이템거래소가 있는 리니지M 역시 기존 계획과 달리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기자간담회에서 개인간 거래와 통합거래소 운영은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싱크>이성구 엔씨소프트 상무

"결론적으로 저희는 자유시장경제를 표방합니다. PC게임 리니지가 장수할 수 있는 요인도 그것이었고, 시스템적으로는 아이템 개인 거래와 통합거래소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환금성 있는 유료아이템의 개인 거래가 가능하면 청소년이용불가라는 게 게임위의 설명인데, 이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이같은 판정은 게임물 등급분류 규정에 따릅니다.

그러나 규정이 정한 게임의 사행성 부문 청소년 이용불가 기준은 '게임의 주된 내용이 사실적인 사행행위 모사에 해당하는 경우' 한 줄에 불과합니다.

부실한 규정에 비해 사후 심의가 가질 수 있는 힘은 막강합니다.

현재 모바일게임은 자율등급심의제로, 업체가 스스로 등급을 정하면 앱을 올리는 구글과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이용등급이 확정됩니다.

모바일게임이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받게 되면 국내 애플스토어에서는 아예 차단될 수 있습니다.

통상 업계에서는 모바일게임 매출이 애플스토어에서 20% 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는데 이를 감안하면 청불 판정은 기대 매출의 20%을 잃는 것과 같은 셈입니다.

업계에서는 사행성 규제라는 명분에는 공감하지만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게임산업 육성과 소비자보호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