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銀, 결국 정만화 대행 체제로‥20일 차기 행장 재논의

입력 2017-04-11 17:13
수정 2017-04-11 17:25


정부 측과 수협중앙회가 추천한 사외이사들간 이견으로 거듭된 파행을 지속해 온 수협은행의 차기 행장 선임이 결국 불발됐습니다.

이사회는 정만화 비상임이사를 직무대행으로 선임한 가운데 20일 다시 행추위를 열어 차기 행장 선임을 재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연임을 위해 임기가 끝나더라도 직무대행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원태 현 행장은 12일 임기를 끝으로 퇴임하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11일 수협은행에 따르면 Sh수협은행은 이날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는 12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원태 현 행장의 직무대행으로 정만화 비상임이사를 선임했습니다.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에 수협은행은 행추위를 다시 소집해 차기 행장 최종 후보자 인선과 관련해 논의했지만 이번 행추위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결국 이원태 현 행장의 임기 만료 하루 전인 11일까지도 차기 행장 선출이라는 결론 도달에 실패했습니다.

수협은행 이사회는 행추위에서 차기 행장 후보자를 선출하지 못하게 된 데 따른 경영공백 우려와 관련해 행장 최종 후보자가 결정될 때 까지 정만화 농협은행 비상임이사(중앙회 상무 겸임)를 직무 대행으로 결정하고 대행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행추위는 오는 20일에 다시 열릴 예정입니다.

정만화 행장 직무대행은 1956년생으로 부산수산대 수산경영학과, 동의대 행정대학원, 부경대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1981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해 연수원장, 감사실장, 수산경제연구원장, 수협 중국 위해법인 유한공사 사장 등을 거쳐 올해 1월 수협중앙회 상무, 수협은행 비상임이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수협은행 안팎에서는 12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원태 현 수협은행장이 임기가 끝난 뒤에도 행장 대행으로 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수협은행 노조가 이원태 행장이 임기까 끝났음에도 대행을 맡아 퇴임하지 않을 경우 출근 저지 등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습니다.

이같은 반발과 세간의 논란을 감안한 듯 이원태 행장은 12일 임기 만료를 끝으로 퇴임하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이원태 현 행장이 12일 임기를 끝으로 퇴임하는 것으로 정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원태 행장이 최근 논란과 관련해 스스로 임기 만료 이후 퇴임 의사를 전했고 행추위 불발에 따른 경영 공백 등을 메우기 위해 수협은행 이사회는 정만화 비상임이사를 수협은행장 직무대행으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원태 현 행장의 임기가 12일 종료되고 추가 행추위가 20일로 예정돼 있지만 이날 오전에 열린 행추위에서도 사외이사들간 이견이 좁히지 못해 수협은행이 중앙회에서 분리·독립한 첫 사업연도부터 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질 공산이 높은 상황입니다.

차기 수협은행장을 선임하려면 수협은행 사외이사 5인 중 4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수협중앙회가 밀고 있는 내부출신 인사와 관료 출신을 지지하는 정부 측 사외이사간 의견이 평행선을 긋고 있는 이유에서입니다.

수협은행은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해 지난달 31일 지원자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이후 4일과 5일에 이어 10일과 11일 오전까지 추가 논의를 거쳤지만 결론을 도출해 내지 못했습니다.

수협중앙회 노조는 행추위에 "후보 선임이 불발돼 경영공백이 생길 경우 행추위가 책임을 쳐야 한다"며 11일까지 반드시 차기 행장 후보를 결정할 것을 촉구한 바 있어 책임 공방을 둘러싼 논란마저 예상되고 있습니다.

수협은행은 지난해말 수협중앙회로부터 법률상 분리·독립한 가운데 분리 첫 해부터 CEO공백이라는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지는 등 파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직무대행 체제의 경우 신사업, 투자, 조직개편 등 주요 의사결정이 아닌 조직에 대한 유지와 관리 업무라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새출발'을 하겠다던 수협은행의 독립경영은 첫 출발부터 삐그덕 거리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