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24시간' 입니다.
이제 24시간 후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인용, 기각 여부가 헌재에 의해 가려지게 됩니다. 대통령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을 넘어 대선을 앞둔 우리 정치권 그리고 대한민국의 역사에도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겁니다.
아마도 우리 국민 대부분은 나름의 잣대로 인용과 기각을 결정하고 계실 겁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그러나 헌재의 결정이 어떻게 나올지는 지금 판결문을 쓰고 있을 8분의 헌재 재판관 외엔 정말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최근 들어 많은 분들이 탄핵 여부와 함께 그 결과에 따른 금융시장, 특히 주식시장의 반응에 대해 물어오십니다.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그저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라고만 합니다. 아는 것과 생각 그리고 그렇게 됐으면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한 가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인용이 됐든 기각이 됐든 헌재의 판결로 모든 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작 더 중요한 것은 그 판결을 받아들이는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이고 정치권 그리고 우리 국민들의 자세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탄핵의 판결은 끝이 아니라 어쩌면 시작입니다.
그럼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이렇게들 많이 말씀하십니다. 탄핵이 인용되면 조기대선이 될 것이고, 그러면 적어도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조기에 걷히는 것이니까 시장은 강세가 될 것이고, 기각되면 대통령이 국정에 복귀하면서 또 촛불시위가 대규모로 일어나고 국민적 저항에 막혀 국정은 또 표류할 것이니까 불확실성이 더 커진다. 당연히 시장은 약세로 갈 것이고 어쩌면 폭락할 수도 있다. 일견 타당한 분석입니다. 그러나 꼭 그렇게 될까요?
브렉시트 때로 돌아가 보죠, 브렉시트가 통과가 되면 유로존이 붕괴할 거고 유로화 가치가 결국 휴지조각이 될 것이며 영국경제는 서서히 무너져 갈 것이다. 그럼 영국과 유럽에서 들어온 단기 투자금들이 빠지면서 국내 증시도 크게 빠질 것이다. 대부분의 분석이 이랬습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바로 증시라인 11 생방송 시간에 통과가 확정이 됐습니다. 장은 패닉이었고 코스닥은 사이드카가 발생할 정도로 크게 빠졌었습니다. 결국 어떻게 됐습니다. 장은 정확히 그날을 단기 바닥으로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또 작년 말 미국 대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트럼프가 될 수 도 없지만 만약 된다면 전세계 주식시장 재앙일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유명한 분석가 누구는 다우지수가 25%는 빠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됐습니까? 트럼프 랠리가 시작이 됐습니다. 결국 최대의 피해자는 그 정치적 이벤트에 대한 완전히 잘못된 예측과 공포감으로 알토란 같은 주식을 내다 판 투자자들이었습니다. 예측이 아니라 소음, 그것도 정말 피했어야 할 무책임한 소음이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라면 내일 어떻게 결론이 나던지 여러분이 갖고 있는 포트폴리오의 건강성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로 삼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애초에 여러분들은 탄핵 여부와 관계없이 투자를 했습니다. 수익이 있을 수도, 손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건 사실 내일의 탄핵 여부와 큰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내일 장이 큰 폭으로 움직인다면, 혹은 어떤 상황이던 크게 빠지는 국면이 나온다면 잘 살펴보십시오.
순간적인 흔들림이 있더라도 꿋꿋이 자기 자리를 지키는 주식이라면 앞으로의 장외변수에도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적은 종목입니다. 주식으로서 종목의 성격은 주주로서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성향에 달렸습니다. 이 회사의 미래를 보고 진중하게 투자하고 있는 주주들이 많은 종목은 주가의 흐름도 무겁게 움직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 입니다. 반대로 팔랑귀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수익을 바라고 모여든 종목은 내일 크게 움직이면 겁나서 줄행랑을 칠지도 모릅니다. 주가는 당연히 가볍게 춤을 추죠.
주식은 친구와 같습니다. 수십 년 곁을 지키는 죽마고우는 순간의 오해나 서운함으로 떠나지 않습니다. 친구를 고를 때 외모로 고르지 않고 사람됨을 보듯이 여러분의 포트폴리오의 인성이 어떤지 내일 확인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럴 기회가 없기를 바라지만 말입니다.
결국 투자는 기업의 내용을 보고 하는 겁니다. 투자자로서 세상과 소통은 하되 너무 과잉된 반응을 하는 건 심사 숙고하셔야겠습니다.
그래도 긴장이 되긴 합니다. 헌재 재판관들이 최고 판관으로서 현명한 결론을 내주기를 바라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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