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이 자본조달, 건설, 운영을 모두 주도한 대륙간 해저터널이 이스탄불에서 개통했다.
터키 교통해양통신부는 20일(현지시간) 이스탄불의 쿰카프 해변에서 '유라시아터널'(터키명칭, 아브라시아튀넬리) 개통식을 개최했다.
유라시아터널은 이스탄불의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을 보스포루스해협 해저 도로터널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로 아시아 지역 지상구간이 3.8㎞, 보스포루스해협 해저터널 구간이 3.7㎞, 유럽 지역 지상구간이 5.4㎞로 구성됐다.
<사진설명=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유라시아터널 개통식에 앞서 터널 내부를 걷고 있다. 유라시아터널은 한국의 SK건설이 자금조달, 건설, 운영 전과정을 주도했다.(AFP=연합뉴스)>
이번 프로젝트에는 공사비 등 총 12억 4,500만달러(약 1조5천억원)가 투입됐고 공사에는 2013년부터 4년이 걸렸다.
터키 안팎의 관심을 모은 프로젝트인 만큼 이날 개통식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 외교단, 그밖에 이스탄불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는데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개통식에서 "두 대륙을 연결한 이 도시와 나라의 구성원들은 찬탄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보스포루스해협에 설치된 교량을 이용해 유럽과 아시아의 중심지를 오가는 데에는 평균 100분이 걸린다.
실제 거리보다는 악명 높은 교통체증 탓에 다리를 건너는 데에만 30분 이상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유라시아터널을 이용하면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소요시간이 15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유라시아 터널 운영사 측은 전망했다.
특히 정체 완화에 따른 온실가스·매연 감소로 이스탄불의 유적 훼손도 억제할 것으로 터키정부는 기대했다.
유라시아터널은 SK건설이 건설을 주도했고 2041년 중반까지 운영을 맡게 된다.
유라시아터널 건설·운영을 담당하는 특수목적법인 아타시(ATAS)는 한국의 SK건설과 터키 야프메르케지가 지분율 50대 50으로 구성한 컨소시엄으로 아타시는 터키정부로부터 연간 2,500만대 기준으로 최소수익(MRG)을 보장받았다.
아타시 최고경영자인 서석재 SK건설 유라시아터널 현장 전무는 "기존 한국의 해외건설사업은 짓기만 하는 사업으로 수익성이 크지 않았다"면서 "유라시아터널은 한국기업이 해외 대형 인프라사업의 전단계를 총괄한 사실상 첫 사례로, 한국업계에 해외 건설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