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김동환의 시선 <2.8%>

입력 2016-10-14 13:29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2.8%' 입니다.

한국은행이 내년 우리 성장률 전망치를 또 낮췄습니다. 작년 말 올 성장률 전망을 3.2%로 한 이후 3개월 마다 전망치를 낮춰 결국 2.8%가 된 겁니다.

경제 운용의 두 주체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좀 다른 성격을 갖습니다. 물가 안정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한국은행의 전망치는 현재의 통화정책 즉 금리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서 성장률을 전망하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전망을 하게 되어있죠.

반면에 기획재정부가 하는 성장률 전망치는 경제를 앞서서 끌고 가는 주체로서 좋은 정책을 개발하고 예산을 잘 활용해 이 정도는 성장시키겠다는 일종의 의지를 포함해서 전망치를 내는 게 보통이죠. 회사에서 사업부별로 연간계획을 잡을 때 사업부장이 너무 낮은 전망치를 가져가면 대표이사한테 혼나는 경우 있죠? 당연히 한국은행이나 민간 연구소보다 다소 높은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나오게 되는 이유입니다.

2.8%를 글자 그대로 믿는 전문가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아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매년 예외 없이 한국은행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매 분기 낮춰져 왔기 때문에 내년에도 비슷하다면 2.8%은 사실상 2.3%나 잘 봐줘야 2.4%정도라고 읽힙니다.

경제전망이 틀리는 걸 비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우리 경제의 특성상 해외 변수에 따라 휘청거릴 수 밖에 없는 걸 감안하면 어쩌면 틀리는 게 당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이 듭니다. 해외 변수라는 게 더러는 호전될 수도 있고 기간 내로만 보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도 할 텐데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치는 왜 매번 수정될 때마다 밑으로만 가는 걸까요?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을 두고 너무 안이한 현실인식 때문에 적극적 통화정책의 시점을 잃었다는 평을 많이 합니다만 이번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서 또 그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게 뭐가 그리 문제가 되겠습니까만, 성장률 전망치 라는 게 정확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 왜곡된 금리 정책을 낳게 되겠죠. 실제는 금리를 낮춰서 경기를 살려야 하는 데도 한국은행의 현상에 대한 인식과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면 금리 정책은 한참이나 지나서 쓰게 될 거고 그땐 이미 약발이 먹지 않는 중환자가 되어 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은 가장 정확해야 합니다.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민간 경제연구소나 금융사의 전망은 상당부분 한국은행이 작성하는 자료를 기본으로 만들어 집니다.

그런데도 민간 연구소나 금융사의 전망치가 비교적 더 정확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더 우수한 인력이 있어서 입니까? 아니면 훨씬 더 좋은 통계 패키지를 써서 그렇습니까? 아닙니다.

최고의 인재들만 간다는 한국은행이고 그 자부심도 정부에 대놓고 간섭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대단합니다. 고객을 상대할 일도 없이 오로지 통화정책만 고민하면 되는 조직입니다.

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그것도 결과치 보다 거의 항상 높게 잡아온 성장률 전망은 혹시 소극적이라고 평가 받는 금리정책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건 아닌지 말입니다.

우리 국민들도 한번쯤은 '정확한 진단과 정확한 처방을 내렸네' 라는 그런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그것도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말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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