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 장기부채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효과를 감퇴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김석기 연구위원은 '이질적 경제주체를 고려한 통화정책의 유효성 분석' 보고서에서 'Auclert·Wong' 교수의 관련 연구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과 같이 가계부채가 증가할수록 정책당국이 기준금리를 낮첬을 때 가계들의 이자비용이 절감돼 소비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고정금리 대출이 늘면서 가계가 저금리 혜택을 충분히 보지 못하고 경제 전체의 소비 및 GDP 증대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지난 2010년말 0.5%에서 2012년말 14.2%로, 2016년 3월 말에는 36.8%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또 앞서 지난 8월 25일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올해 40%, 내년 42.5%로 늘려갈 계획입니다.
이런 현상은 인구고령화와 맞물려 더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고령층의 경우 기준금리가 낮아져도 중도 상환 후 다시 대출을 받을 때 들어가는 비용이 비싸 대출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보고서는 고정금리 대출자도 이자율이 낮아질 때 그 혜택을 충분히 볼 수 있도록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율을 낮추거나 수수료 부과 허용기간을 줄이는 것도 통화정책 효과를 제고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은행 입장에서는 장기대출의 조기상환이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 비용을 수반하고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중도상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보다는 이 비용을 고정금리 대출 이자율에 반영하는 등 다른 경로로 상쇄시키는 방식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