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산은·수은, 대우·성동조선 방만·부실경영 방치‥위기대응 기회 상실 책임"

입력 2016-06-15 14:08
수정 2016-06-15 14:18


감사원이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 등에 대한 부실 관리 의혹을 받고 있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해 "부실경영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부실 심화에 대한 적기 대응기회를 상실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산업은행은 해양플랜트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등 대우조선 경영진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에 대해 재무최고책임자(CFO)를 파견하고도 이를 견제하지 못한 데다 분식회계 적발을 위해 구축된 재무이상 분석 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한 이후에 직접적인 자금관리 통제에 나섰음에도 천문학적인 성과성 상여금이 지급되는 등 대우조선해양의 방만·부실경영을 방치했다는 지적과 함께 전직 CEO와 임원이 책임, 유착 의혹 등에 따른 국감과 수사 등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입니다.

15일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의 출자회사 관리실태를 점검해 총 31건의 감사를 시행했다며 대우조선과 성동조선 등 지난해 대규모 손실과 부실이 드러난 자회사들의 대한 관리감독 실태를 집중 감사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과 분식회계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부실 발생 관련 산업은행의 관리 책임을 파악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자 집중적인 감사를 실시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습니다.

*산은, 분식회계 적발 위한 재무 분석 조차 이행 안해

우선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지난 2013년 2월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 적발을 위해 구축된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 등을 활용한 재무상태 분석 대상에 포함됐는 데도 이를 간과한 채 분석을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재무자료의 신뢰성이 극히 의심되는 최고위험등급인 5등급이어서 원인규명 등 적극 조치 대상이었지만 분석을 하지 않아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영업손실 발생 등 부실한 재무상태를 사전에 파악해 경영 부실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설명입니다.

2011년 11월 국정감사 지적 등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경영컨설팅을 실시하고도, 대우조선해양에 조치를 요구한 상근감사위원제도 도입 등 감사기능 강화, 수주 사전심의기구 신설 운영 등에 대한 이행점검을 산은이 소홀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수주 사전심의기구 운영 이행 소홀‥해양플랜트 부실로 이어져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의 근원이 된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한 내부통제와 사전심의가 제대로 실시되지 못했고, 이후 수주한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가중됐다는 것입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2년 5월부터 2014년 11월 중 수주한 해양플랜트 계약 13건 중 12건은 수주심의위원회의 사전 심의 없이 수주됐고, 12건 중 11건에서 모두 1조3천억원의 영업손실 발생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무분별한 자회사 설립과 인수 등에 대해서도 산업은행의 통제와 관리감독이 미흡한 것으로 이번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철저한 타당성 조사 등 없이 조선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전체 32개 중 17개 자회사에 투자해 모두 9천21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플로팅 호텔 등 5개 사업은 이사회 보고와 의결 절차 마저 누락되거나 사실과 다르게 보고된 뒤 투자가 진행돼 3천216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은 출신 CFO 무리한 투자·인수 안건에도 '거수기'

이런 상황에서도 산업은행 퇴직자 출신으로 대우조선해양 CFO로 선임된 재무 책임자들은 이사회에 참석하면서도 모든 안건에 ‘찬성’하는 등 사실상 대우조선해양 등 계열 자회사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넜습니다.

영업손실과 부실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의 부당한 격려금 지급 승인과 경영실적 평가는 부실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상반기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영업손실 발생 이후 그해 7월경 산업은행이 경영관리단을 파견해 직접 자금관리와 통제에 나섰지만 를 실시하면서 같은해 9월 대우조선해양이 930억원에 달하는 성과성 상여금 등이 포함된 격려금 지급에 대해 합의를 요청하자 전 산업은행 회장 등 3명은 격려금 지급이 부당하다고 판단하고도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산은, 대우조선 대규모 부실에도 성과급 지급 별도 조치 '全無'

또한, 2012년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경영실적 평가시 회사가 사실과 다르게 제출한 실적자료를 그대로 인정 평가해 성과급이 지급됐고 경영개선계획 제출 의무도 회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감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요인의 경우 대외적으로는 조선업 불황, 유가하락 등에 따른 선박 수주물량 급감, 발주자의 해양플랜트 계약 취소, 인도 거부 또는 연기, 해양플랜트의 무리한 수주와 무분별한 자회사 설립 등 대외 요인과 대우조선 자체의 부실 경영도 문제지만 이에 대한 산업은행의 경영관리 소홀 등도 부실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출입銀, 성동조선 적자수주 과도하게 허용‥손실 증가 '방치'

수출입은행 역시 적자수주 물량을 과도하게 허용함에 따라 영업손실액 증가, 경영정상화 방안에서 정한 구조조정의 사실상 중단, 건조원가 적정성 검토 업무 태만 등에도 불구하고 성동조선을 관리하는 수출입은행이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해 부실을 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에 감사원 감사 결과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 등의 부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부실을 미리 포착하고 경영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분식회계를 포착하지 못하고, 분석 미이행, 파견한 재무책임자의 관리 감독 태만 등이 지적됨에 따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전현직 CEO와 임원들에 대한 책임 공방이 한층 가열될 전망입니다.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와 별개로 새로 개원된 국회와 금융권,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산업은행의 부실 관리감독 소홀, 유착, 비리 등에 전현직 CEO와 임원의 연류돼 있는 지 여부에 대한 국감과 수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부패범죄 특별수사단 역시 전직 CEO에 대한 유착, 비리 연루 관련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이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자회사 관리에 부실했다고 결론 낸 감사원의 감사 결과 이후 파장과 후폭풍이 어디까지 이르게 될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