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ELS 현장검사…증권사 "규제가 손실 키웠다"

입력 2016-05-13 18:34
<앵커>

금융당국이 이르면 이번 달 말 주가연계증권, ELS의 설계부터 운용, 헤지 등 전 과정을 살펴보는 현장검사에 나섭니다.

ELS와 관련한 당국의 규제가 심한 상황에서 강도 높은 검사가 예고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지난달 말 기준 파생결합증권의 전체 발행 잔액은 102조원.

이 가운데 ELS가 71조원으로 70%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동안 불완전판매 여부에만 초점을 맞췄던 금융당국이 ELS 현장검사에 나서는 이윱니다.

이미 올해 '금융투자회사 중점검사 사항'에도 포함된 내용으로,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이번달 말 ELS의 설계부터 운용, 헤지 등 전 과정을 살펴보는 현장검사에 나섭니다.

<인터뷰> 금감원 고위관계자
"(ELS) 건별로 얼마나 손실이 나는지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자기채무, 재무제표에 잡힌 채무가 얼마냐. 그것이 과연 증권사 디폴트까지 연결될 수준인지도 봐야 한다."

시장에선 ELS 자체 헤지 과정에서 수백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 한화투자증권이 '0순위' 검사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는 시장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뒤늦은 고강도 검사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을 제한해 증권사들이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으면서, 이제 와서 증권사들이 제대로 하는지 살피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인터뷰> A증권사 ELS 운용사 관계자
"ELS 헤지북이라는 게 발행과 상환이 안 되게 묶이면 그 북 자체 내에서 계속 헤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원래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코스트 비용이 계속 커지는 구조다. (ELS)운용 관련해 다 묶은 뒤 1~2년 지나 (업계가) 손실이 난 상황에서 제대로 하는지 보겠다고 하면.."

ELS 손실이 증권사의 건전성과 유동성 악화로 전이되는 것을 막겠다고 천명한 금융당국.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관리·감독이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