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分社' 쉬워진다··대형사 회사분할 나설 듯

입력 2016-05-11 14:34
앞으로 자산운용사들이 자유롭게 분사, 여러 자회사를 거느린 그룹 체제를 갖출 수 있게 된다.

또 일반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공모펀드 운용사의 진입 문턱이 낮아져 자산운용업계의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DB>

금융위원회가 11일 밝힌 '자산운용사 인가 정책 개선 방안'에 따르면 우선 '1그룹 1운용사' 원칙을 폐지,자산운용사가 분사하거나 다른 자산운용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현행 인가 정책의 적용을 받으면 주식, 부동산 등으로 투자 대상에 명확한 차이가 있어야 예외적으로 한 그룹이 복수의 자산운용사를 운영할 수 있었다.

이번 규제 완화로 자산운용사들은 액티브 펀드·패시브 펀드 전문 운용사,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 등 특화된 자회사를 자유롭게 세울 수 있게 됨에 따라 삼성자산운용 등 일부 대형사가 조만간 회사 분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자산운용사의 대형화를 유도하는 차원에서 엄격하게 유지되던 공모펀드 운용사 인가 요건도 완화된다.

현재 사모펀드 운용사가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려면 운용사 경력 3년 이상, 펀드 수탁고 3천억원 이상 조건을 충족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운용사 최소 경력이 1년 이상으로 낮아지고 수탁고 기준도 3천억원으로 유지하되 일임 자산까지 합산해 인정해주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증권·부동산·특별자산 투자를 모두 할 수 있는 종합자산운용사 진입 요건이 한층 완화된다.

현재는 증권·부동산·특별자산 중 어느 한 곳에만 투자할 수 있는 '단종' 인가 자격을 갖춘 공모펀드 자산운용사가 종합자산운용사로 전환하려면 펀드 수탁고가 5조원 이상이어야 하나 앞으로는 수탁고 기준이 일임 자산을 포함해 3조원으로 낮아진다.

이렇게 되면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할 수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는 현재 6개에서 11개로, 종합운용사로 전환 가능한 단종 운용사는 3개에서 6개로 늘어난다.

한편 6월부터 증권사들의 사모펀드업 겸영이 허용된다.

금융당국은 작년 11월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증권사의 사모펀드 겸영 허용 방침을 결정했는데 이번에 시행 시기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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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등 15개 안팎의 증권사가 사모펀드 시장 진출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직접 사모펀드를 운용하면 강력한 지점 영업망을 통해 자사 상품을 집중적으로 팔 수 있어 기존 자산운용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지금껏 증권사들은 자산운용사의 펀드 상품을 팔아주고 수수료를 받아왔는데 펀드 업계에 직접 뛰어들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