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일본 효고(兵庫)현에서 치매에 걸린 배우자(79)를 살해했다고 한 남성(82)이 스스로 경찰에 신고해 체포됐다. 그는 아내를 돌보는 일이 매우 힘들었다고 진술했다.
재작년에 가와사키(川崎) 시의 한 노인 요양시설에서 80∼90대 노인 3명이 연쇄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20대 남성 직원의 범행으로 최근 밝혀졌으며 "입소한 노인들의 언동에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초고령사회 일본이 노약자를 돌보는 일에 지쳐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최대 노조단체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連合>)가 40세 이상 노동자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5년 이내에 부모 등을 개호(介護, 환자나 노약자 등을 곁에서 돌보는 것)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27.9%가 "일을 그만두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작년 2∼6월 실시됐으며 렌고에 가맹한 노동조합이나 기업 근로자를 상대로 실시됐고 약 8천200명이 응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개호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려고 했거나 실제로 사직한 이들은 '업무에 지장이 생긴다'(48.1%, 이하 복수 응답), '체력이 한계에 달했다'(44.1%), '제도를 이용하더라도 개호가 불가능하다'(43.3%), '개호에 전념하고 싶다'(17.9%)고 이유를 설명했다.
5년 내 개호 경험이 있는 이들은 비용(60.1%), 기간(59.1%), 개호가 일에 미치는 영향(40.8%)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작년 9월 15일 기준으로 일본은 전체 인구 중 80세 이상이 약 7.9%, 65세 이상 노인은 26.7%를 기록하는 등 고령자 비율이 매우 높은 상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개호 이직 제로'를 구호로 내걸고 2020년대 초반까지 50만 명 규모의 간병 시설을 확충하기로 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