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회사채 시장 안정화를 위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갑니다.
시장에서 기피하고 있는 신용등급 A등급 회사채의 비정상적인 금리상승을 막기 위한 것인데요.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기업의 자금융통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구조조정 대상인 '좀비기업'을 양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주비 기자입니다.
<기자>
산업은행이 신용등급 A등급 기업의 회사채 사들이는 쪽으로 회사채 시장 안정화 방안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A등급 회사채는 최근 우량 등급과 하이일드펀드 지원으로 비우량 채권 사이에서 등한시 되고 있습니다.
조선과 철강, 건설 등 실적 부진을 겪는 업종과 실적 하락세가 시작된 일부 제조업종이 몰려 투자자에게 외면 받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A등급 회사채는 최근 민간신용평가사 금리 보다 0.15% 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에 발행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A등급 회사채 매입이 이뤄진다면 금리가 정상수준으로 복귀하면서 기업들의 자금 융통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인터뷰>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
"A급들이 더 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인데 자금 조달을 잘 못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에 산업은행에서 지원해주거나 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숨통이 트일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인터뷰> 박태우 삼성증권 채권분석팀
"현금 유동성을 해결시켜주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발행사에게는 호재인 거고 시장 내에서는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비우량 기업의 자금공급이 실적개선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채권전략팀
"문제의 본질을 건드리는 게 아니고 유동성 측면에서 지원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의미가 있다고 보고 구조조정이나 시장의 장기적인 발전에 대한 비전 측면에서는 미흡하죠"
특히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회사채 신속인수제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부 대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은 정부가 기업들의 자금공급을 이유로 자칫 '좀비기업'을 양산해왔다는 것을 부인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의 중심이 되는 국책은행이 회사채 투자자로 나서면 발생할지도 모르는 '이해상충'도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게 됩니다.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냐, 강력한 구조조정이냐.
정부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신의 한 수'를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