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최종국에서 석패했다.
15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즌스호텔 서울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5국에서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 280수 만에 흑 불계패를 당했다. 계가까지 갔으면 2집반 패배였다.
1∼3국에서 불계패했던 이세돌 9단은 4국에서 불계승하며 반격했지만 최종국에서 중반 이후 알파고의 정확한 대응에 무너지며 종합전적 1승 4패로 대회를 마쳤다.
이9단은 알파고에 우승을 내줬지만 4국에서 승리하며 '인간이 인공지능에 이길 수 없다'는 공포, 이른바 'AI 포비아'를 극복한 것은 물론, 인공지능의 약점을 '딥마인드' 연구진에 숙제로 남겨주는 성과도 올렸다.
이세돌 9단은 국후 인터뷰에서 "챌린지 매치가 끝나서 아쉽고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 해 안타깝다"며 "초반에 유리한 줄 알았는데 다시 한 번 부족함이 드러난 경기여서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응원하고 격려해 준 분들께 감사하며 더 발전하는 이세돌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열린 폐막식에서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가 우승한 알파고를 대신해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딥마인드 CEO에게 우승 트로피를, 데이비드 실버(David Silver) '딥마인드' 팀 리더에게 명예 9단증을 각각 전달했다. 명예 아마단증이 아닌 명예 9단증을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세돌 9단은 다섯 차례 대국한 바둑판에 친필 휘호를 해 하사비스 CEO에게 전했고, 하시비스 CEO는 기념 사진 액자를 전달했다. 한국기원도 바둑팬이 밤을 새워 만든 4국 기보가 새겨진 넥타이를 딥마인드와 이세돌 9단에게 증정했다.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는 폐회사에서 "세계 최강의 실력을 보여준 딥마인드 알파고 개발팀에 경의를 표하고 이에 맞서 초인적인 정신력과 창의성을 보여준 이세돌 9단에 박수를 보낸다"며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인공지능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이번 대회가 단지 인간과 컴퓨터의 바둑 대결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인류에 기여할 무한한 가능성을 꿈꾸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씩의 제한시간이 주어진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중국룰을 채택해 덤 3 3/4자(7집반)가 주어졌다. 모든 대국은 바둑TV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알파고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이번 대회의 우승상금 100만 달러(환율 고정 11억원)는 유니세프(UNICEF)와 STEM(과학ㆍ기술ㆍ공학 및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이세돌 9단에게는 다섯 판의 대국료 15만 달러(1억 6500만원)가 주어졌으며 판당 승리 수당 2만 달러는 별도로 책정됐다.
사진 = 한국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