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지난해 4천억원대 적자설…고용계획도 차질

입력 2016-03-03 06:50


소셜커머스 쿠팡이 지난해 4천억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4천억원대로 추정된다.

경쟁사들이 지난해 1천억~2천억원대의 적자를 냈다고 인정하는 가운데, 이를 근거로 쿠팡의 거래액과 매출. 물류비용 등을 추산하면 영업손실 규모가 최소 4천억원 이상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쿠팡은 앞서 지난 2014년에도 1,215억원의 손실을 내며 티몬(영업손실 246억원)과 위메프(영업손실 290억원)보다 4배 이상 많은 적자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 내부에서도 지난해 적자 규모가 4,500억~4,600억원 수준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쿠팡맨'과 '물류센터' 등을 포함한 배송·물류 관련 비용이 적자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쿠팡은 전자상거래 업체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직접 물건을 사들여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직매입·물류 방식이 택배사와의 제휴 등을 통한 배송 시스템에 비해 비용이 두 배 이상 든다고 지적한다.

대규모 부지의 물류센터를 확보·운영하고, 쿠팡맨과 같은 배송 인력과 차량을 직접 고용하는데 큰 돈이 들기 때문이다.

물류센터 운영비 등을 제외한 쿠팡맨과 물류센터 피커(주문 물품을 담고 포장하는 직원)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만 한 해 각각 1,500억원과 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기준 쿠팡맨과 피커 수가 각각 3,600명, 3천명으로 이들의 연평균 급여는 각각 4천만원과 2천만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현재 쿠팡맨 배송 한 건당 약 1만1천원을 쓰고, 배송비로 2,500원을 받아 결과적으로 약 8,500원의 적자를 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4천억원대 적자설과 관련해 "지난해 물류 투자 강화 때문에 적자 폭이 꽤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4월 감사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확정적 수치를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쿠팡은 '불법 택배업' 논란이 커지자 물류 관련 고용 계획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실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범석 대표는 지난해 11월 언론 간담회에서 "배송인력 강화를 위해 현재 3,500여명인 쿠팡맨을 2015년 말까지 5천명, 2016년 1만명, 2017년 1만5천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6천여명인 물류센터와 CS(콜센터)직군 직원 수도 2016년 1만8천여명, 2017년 2만4천여명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쿠팡에 따르면 이달 2일 현재 쿠팡맨 수는 3,600여명에 불과해 언론 간담회 당시인 11월과 거의 차이가 없다.

쿠팡 관계자는 "채용계획 발표 이후 쿠팡맨 채용기준 강화와 채용 후 안전관련 교육 강화 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속도를 조절하면서 목표와 차이가 났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