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 김동환의 시선

입력 2016-02-12 16:43
[증시라인 11]

- 김동환의 시선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금요일 김 동환 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유럽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진앙지였던 미국이 이제 좀 기력을 차리는가 싶었을 무렵 유럽의 문제국가들의 재정위기가 터집니다. 바로 포루투칼, 이태리,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이들 나라 앞 글자를 따서 보니 피그스가 되었고 그때부터 이들 유럽의 문제 국가들을 통칭 유럽의 돼지들이라고 했습니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 총재가 유명한 말을 남기죠. "what ever it takes…"

유로존을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던 그는 약속대로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고 그리스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그 덕에 숨통이 좀 트인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아일랜드는 예전 캘틱 타이거의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죠.

그런데 요즘 이들 나라들 심상치가 않습니다. 벌써 포루투칼과 그리스 주가는 2012년 최저점을 경신하고 있고 스페인과 이태리도 2012년 수준으로 복귀하는 모양새입니다.

마리오 드라기와 메르켈 독일 수상이 왜 그 피 같은 돈을 별로 친하지도 않은 이들 국가들에게 퍼줬는지 기억 나십니까? 유로존의 유지라는 명분 아래 특히 메르켈은 도이치 은행을 비롯한 자국 은행들을 지켜내기 위해서였습니다. 독일, 프랑스, 영국의 주요 은행들이 이들 나라의 최대 채권자들이었으니까요.

우연의 일치일까요? 최근 들어 도이치 은행이 위험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작년 한 해만 우리 돈으로 9조 원 넘게 적자를 봤습니다. 올 들어서 주가가 40%나 빠졌습니다. 도이치 뱅크뿐 아닙니다. 스위스의 크레딧 스위스나 이태리의 유니 크레딧, 영국의 바클레이즈 같은 은행들도 주가 폭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이치 은행은 코코본드라고 하죠. 은행이 적자 나면 손실을 분담하는 조건이 붙은 이 채권의 이자를 결국 못 내게 될 것이고 그러면 이 은행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 어려울 거란 염려가 나옵니다. 다른 유럽 은행들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그럼 왜 이렇게 큰 은행들이 이렇게 어려워졌을까요? 바로 저금리입니다. 유럽 선진국의 웬만한 나라 기준 금리가 다 마이너스입니다.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돈 맡기면 이자는 커녕 수수료를 내야 하는 판입니다. 실제로 은행에서 이자가 사라진 지 꽤 되었습니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돈을 굴리는 돈 장사 아닙니까? 돈 장사가 남겨야 할 건 이자 차이인데 아예 이자가 사라지니 장사가 잘 될 턱이 없죠. 그래도 돈을 벌고 싶다면 눈을 질끈 감고 위험한 곳으로 들어가야 되겠지요. 바로 앞서 말씀 드린 피그스 국가들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가끔 '유럽의 일은 좀 덜 걱정해도 돼' 하는 느긋함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옆 나라 중국이나 미국이 워낙 골치를 썩여서 그런지 유럽만큼은 낭만적인 기억으로 남고자 애써 외면하는 건 아닙니까? 간단치 않아 보입니다.

은행의 위기는 금융시스템의 위기이자 신용의 위기입니다. 드라기가 뿌려 놓은 막대한 유로화 사실은 이들 은행이 우리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 많이들 들어와 있습니다. 자기들 재무제표가 깨지면 은행은 일단 현금을 확보합니다. 이들 은행들의 주가를 유심히 쳐다봐야 할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김 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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