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오늘(7일) 오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앞서 1,900선을 회복했던 국내 증시는 대외 악재로 인한 불확실성이 다시 증폭됐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중국 경기둔화와 저유가, 외국인 이탈 속에 연휴를 앞둔 지난 5일 전날보다 0.08% 오른 1,917.79로 마감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197원 40전으로 여전히 달러당 1,200원선, 5년 반만에 최고치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들어서만 2조 8천억 원의 주식을 내다팔며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발 리스크는 코스피 지수에 단기적인 악재로만 작용해왔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에도 전날보다 0.26% 내린 1925.43에 그친 바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북한의 기습 폭격으로 2%대 하락해 1900선이 깨진 것과 비교해 4차 핵실험 당시 북한발 리스크가 시장에 주는 충격은 크게 줄어든 겁니다.
과거 북한발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충격을 준건 지난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당시로, 코스피가 하루 만에 3.4%가량 급락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반등하며 3거래일 이후 낙폭을 모두 회복하는 등 단기적 영향에 그친 걸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첫 핵실험을 진행한 2006년 10월 9일엔 2.41% 하락했으나, 연평도 포격이 있었던 2010년 11월 23일엔 0.8% 하락, 3차 핵실험이 있던 2013년 2월 13일에는 0.3%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이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오늘 오전 긴급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도 설 연휴 마지막날인 10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내 금융시장과 경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동안 북한발 리스크가 남북간 충돌로 확산되지 않는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단기간에 그칠 거란 분석을 보여왔습니다.
설 연휴를 맞은 우리나라 증시가 오는 10일까지, 중국과 홍콩도 춘절을 맞아 각각 13일과 10일까지 휴장에 들어가 이번 북한 리스크가 당장 시장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오히려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과 중국의 급격한 경기둔화, 국내 수출부진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데 무게가 실립니다.
중국은 지난해 연간 성장률 7%대가 깨인 데 이어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49.4에 그쳐 3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통화기금 IMF는 세계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6%에서 석 달만에 3.4%로 낮춘 바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전망한 올해 신흥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4.3%에서 4.2%로 하락했고,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2.5%에서 2.1%로 낮아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의 원유 증산 가능성에 국제유가는 또 다시 배럴당 30달러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어 금융시장에 악재들이 누적되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다음달 유럽중앙은행의 추가 부양책과 중국의 양회에서 내놓을 경기부양책 외에 이렇다할 호재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 주식시장의 하락과 저유가에 북한발 리스크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는 점은 국내 금융시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