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입국한 태국인이 지카(Zika)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되면서 중남미와 카리브해 연안 지역 등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소두증이 동아시아에서도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만내 첫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된 20대 태국인 남성이 남미 등지를 여행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감염 경로 등을 둘러싼 의문과 함께 동남아 지역의 지카 바이러스 분포 상황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런 궁금증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근 발표한 전세계 지카 바이러스 확산 흔적 지도를 통해 일정부분 해소될 수 있다.
CDC는 지난 15일자로 업데이트한 이 분포도에서 지카 바이러스 확산 흔적이 있는(과거 또는 현재 감염자가 확인된) 아시아권 국가로 캄보디아,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는 지역 감염 사례가 있거나 인체에서 바이러스 분리 사례가 있는 국가로 분류했다.
인도와 파키스탄, 베트남의 경우 '혈청학적 조사'(Serosurvey) 체계를 통해 지카 바이러스의 흔적이 확인된 국가다.
이번에 대만 입국 과정에서 감염자로 확인된 20대 남성이 거주해온 태국은 지난 2012년에 처음으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된 이후 매년 5∼6건의 확진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 현지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태국내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남미 등 지카 바이러스 유행 지역을 여행했다는 구체적인 역학 보고는 없으며, 태국내 특정 지역에서 집중 발생한다는 보고도 없다.
따라서 지카 바이러스 우려 때문에 무턱대고 동남아 여행 자체를 기피하기보다는 발생국가 내에서도 집중 발생지역을 파악해 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병율 의료전달체계 개선협의회 위원장(전 질병관리본부장)은 "동남아의 지카 바이러스가 해당 국가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했는지 아니면 수입된 사례인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남미 여행력 등이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례라면 해당 국가의 모기 들을 채집해서 조사하고 그 결과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가라도 무조건 감염을 우려하기보다 어느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는지를 확인하고 해당 지역 방문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