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원유 가격이 추락을 거듭하면서 중동 산유국들의 국부펀드 자금이 국내 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회수되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지난 2014년 이후 이들의 주식보유 규모가 10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치형 기자가 자세한 내용을 전합니다.
<기자>
고유가로 쌓은 국가적인 부를 해외에 여러자산에 나눠 투자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주요 산유국들의 국부펀드들이 사상 초유의 저유가 상황을 맞아 속속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실제 국제유가가 급격한 추락세로 접어든 2014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지난해말까지 이들의 국내 주식투자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그리고 노르웨이 등 주요 산유 3개국의 국내 주식 보유 규모를 살핀 결과 지난 2014년 7월 41조3천억원에 달했던 국내주식 보유규모가 지난해 11월 30조6천억원으로 10조원이 넘게 줄었습니다.
비율로 25.7%가 감소한 것으로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보유액이 6.5% 감소한 것에 비하면 오일머니의 이탈이 상당히 컸다는 얘깁니다.
특히 사우디 쪽 자금이 이탈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화인터뷰>
자산운용사 관계자
"우리쪽에 맡겨진 아부다비 자금은 이탈이 없다. 사우디 쪽이 좀....."
국제 유가가 쉽사리 반등하지 못하고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 격화되는 등 정세도 좋지 않아 향후 오일머니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는 경고성 발언도 나옵니다.
반면 올 하반기 유가 반등의 가능성이 있는데다 중동 국부펀드 전체 규모에서 주식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만큼 이탈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의견도 만만찮습니다.
<전화인터뷰>
중동 국영기업 전 임원
"이슬람 문화가 기본적으로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을 잘 안한다. 율법에 보면 건물은 괜찮지만..
주식투자해서 돈 버는 것도... 기본적으로 미국의 헤지펀드라 든가 이런 것처럼 주식시장으 치고 나가고 액티브하게 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연초 중국증시의 추락으로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산유국들의 저유가가 가져온 오일머니 이탈이 국내 증시를 더 무겁게 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