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10일 한 장학재단 사무국장의 재단 정기예금 무단인출을 막지 못한 시중은행에 대해
무단인출된 예금액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0년 5월 A장학회의 사무국장 B씨는 이자를 출금하겠다며 예금주인 장학회 대표 등 3명을 속여 출금전표에 도장을 받은 뒤
C은행에서 출금전표의 도장과 비밀번호로 정기예금 3억6천여만원을 해지,미리 개설한 보통예금 계좌로 돈을 이체한 뒤
현금카드를 이용해 제멋대로 썼다는 것.
뒤늦게 자금 유용 사실이 드러난 B씨는 구속수감돼 현재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고 한다.
분쟁조정위는 "일정 기간 고이율이 보장되는 정기예금을 중도에 해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은행은 예금주가 아닌 사람이 정기예금을 해지할 때 인출 권한이 있는지 확인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안의 경우 은행이 예금주의 위임장을 확인하지 않고 출금전표의 도장만으로 정기예금을 해지할 수 있게 했으므로
해지 자체가 무효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과 장학회가 위원회 결정을 받아들여 은행 측이 무단 인출된 예금을 이미 돌려준 상태"라고 전했다.
금융분쟁조정위의 결정은 법원의 화해권고와 같은 성격으로 당사자가 결정을 받아들이면 별도 소송으로 진행되지 않고 분쟁이 종결된다.
금감원은 "종친회나 장학회 등 비영리법인과 친목단체에서 예금인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제3자가 임의로 예금을 해지하고 인출하는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금융소비자들은 통장과 비밀번호, 도장, 신분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