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금융권 임금체계 직무·성과중심 개편 필요"

입력 2015-11-05 15:06


시중은행을 포함해 금융산업 임직원들의 보수체계가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개편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업 구성원들의 보수체계가 여타 산업과 비교할 경우, 급여수준은 높은 반면 업무성과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익성은 저하되고 경기여건 변화에 적절한 대응이 힘들다는 지적입니다.

5일 금융연구원이 개최한 '은행의 바람직한 성과주의 확산 방안' 세미나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업의 연공형 임금체계에 대한 개선 내용들이 제시됐습니다.

지난해 7개 시중은행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수는 정규직 1만22명, 계약직 971명 등 총 1만993명으로 근속연수는 평균 15.2년, 연평균 급여는 평균 7천90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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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직원에 국한할 경우 평균 18.6년 근무했고 이들의 연평균 급여는 1억10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산업의 임금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금융산업의 임금수준은 2006년 129.7% 수준이었으며 지난해에는 139.4%로 상승했습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이 전체산업 근로자들이 받는 평균 급여보다 40% 가까이 더 받고 있는 셈입니다.

금융산업의 임금체계는 호봉제 비율이 다른 산업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금융, 보험업의 호봉제 비율은 2009년 말 78.9%에서 2013년 6월 63.7%로 떨어지긴 했지만 전체 산업 평균인 36.3%의 2배 수준입니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국내 10개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모든 은행이 성과평가를 하고 있었지만 집단평가에 높은 비중을 두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서정호 선임연구위원은 "은행 임금체계에서 직무급 비중과 실질적인 근속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며 "절감된 재원으로 신규고용 창출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은행들의 성과평가 방식에 대한 개선, 엄격한 기준 부여 등도 제안했습니다.

서 연구위원은 "성과평가시 장기성과 비중을 늘리고 관대화 경향을 줄이는 등 평가의 공정성과 수용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개선해기 위해서는 성과평가의 경우 직원 육성, 신규고객 발굴, 자산건전성 관리 노력 비중을 확대하고 KPI(성과지표)에 사업단위 및 거래 특성을 반영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행 연공형 임금체계는 임금의 하방경직성이 강하고 변동성이 약해,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금융산업의 임금체계 개편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내 은행들의 2013년 당기순이익은 3조9천억원으로 2012년보다 55.3%나 줄었고 2013년 국내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수익성과 생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금융연구원 금융경영인 조찬 강연에서 "금융권에 남은 과제는 성과주의 문화 확산"이라며 호봉제로 돼 있는 금융사의 임금체계를 성과주의 중심으로 개편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