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봇물'…옥석가리기 필요

입력 2015-10-31 07:28
<앵커>
국내 상장사들은 마치 성공의 통과의례인 것처럼 너도나도 앞 다퉈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데요.
얼핏 보면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는 것 같아도 실제로 성장성과 실적 등이 밑받침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김도엽 기자입니다.
<기자>
화장품과 의류, 유아관련주 등 소비주를 중심으로 국내 상장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형주 뿐 아니라 코스닥 업체들도 중국 진출 목적으로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기대감이 반영되며 국내 기업들의 중국 현지 법인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국경제 구조가 생산 중심에서 소비 위주로 변화하는 추세 속에서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비 여력이 큰 중국 시장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시장 포화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가운데 시장 규모가 큰 중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겁니다.
인터뷰> 박장호 데코앤이 대표이사
"(국내 기업들에게는) 두 가지 과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국내 내수 시장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살아남을 것인가, 그리고 하나의 경제구역으로 통합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시장에서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가…"
하지만 뚜렷한 실체 없이 단순히 중국 테마에 얽혀 시장 관심을 받는 종목들도 나올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진출 기업에 대해 막연히 긍정적인 시각을 갖기보다는 실제로 성과가 창출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전화인터뷰>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중국 소비시장도 많이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매출이 최소 1~2년이라도 얼마나 영속성 있게 발생했느냐, 이익이 실제로 나고 있느냐, 어떤 사업자와 협력하느냐 등을 예민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분유와 미디어·엔터,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자국 기업을 육성하려는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도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전화인터뷰>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자국 브랜드를 보호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한국기업이 진출하더라도 향후에 중국 기업에 밀릴 가능성이 있잖아요. 경쟁력이 중국에서도 있을 수 있는지 가려서 투자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최근 중국경제 성장 둔화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진출 자체로 기업의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는 투자자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한국경제TV 김도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