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지속적으로 돈을 풀었지만 소비와 투자는 옆걸음질만 거듭하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여윳돈은 생산적인 곳에 투입되지 못한채 금융회사와 자본시장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경제활력의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주비 기자입니다.
<기자>
가계와 기업이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올 들어 여윳돈이 크게 늘었습니다.
오늘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가계(비영리 단체 포함)의 자금 잉여 규모는 29조6천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5조1천억 원 늘어났습니다.
가계빚이 1천조 원을 넘고 노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집집마다 씀씀이를 줄인 것입니다.
가계에서 굴리는 돈은 주로 안전자산인 금융기관 예치금으로 들어갔습니다.
1분기 가계의 금융기관 예치금은 23조4천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12억3천억 원 증가했습니다.
돈을 안 쓰기는 기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반기업(비금융법인기업)은 설비투자 부진 등 영향으로 자금부족 규모가 지난해 4분기 7조3천억 원에서 올해 1분기 4조4천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투자를 위해 보유자금에 외부자금까지 끌어들여 자금을 마련하는 기업들이 투자수요가 줄면서 자금부족 규모다 줄어든 것입니다.
기업의 여유자금은 자본시장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금융기관 예치금이 줄어든 반면 머니마켓펀드(MMF)와 수익증권에 대한 비중이 증가했습니다.
<인터뷰>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소비나 투자 활동 부진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자체로 경기가 안 좋다는 상황을 반영한 게 아닐까"
재정을 조기에 집행하고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도 경제주체들이 불확실성에 짓눌리면서 경제활력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