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특보] '애물단지' 월지급펀드…연수익 2%대 불과

입력 2015-05-14 13:39
<앵커>

은퇴 자산을 맡겨 매달 현금을 돌려받는 월지급식펀드가 여전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운용 수익률이 일반 채권혼합형 펀드의 절반에 불과한데다, 예금금리보다 못한 상품도 3분의 1에 달했습니다.

보도에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예금금리가 연 1%대까지 떨어졌지만, 대표적 노후 대비 상품인 월지급식펀드는 자금 유출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월지급식펀드는 지난 2012년 5천억 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지만 이듬해부터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넉 달 만에 8백억 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출시 초기 매달 연 5% 수준의 이자를 돌려받는 상품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주식과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손실을 견디지 못한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집계 대상인 54개 펀드 가운데 16개 상품을 제외하면 나머지 펀드는 모두 설정액이 줄었습니다.

월지급식펀드는 연금저축펀드와 같이 장기간에 걸쳐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부분의 상품이 채권혼합형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과 유가 하락으로 글로벌하이일드 채권의 수익률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남미나 러시아, 동유럽 국공채에 투자하는 신흥국채권 역시 통화가치 하락, 채권가격 급락까지 겹쳐 수익률이 기대이하로 떨어졌습니다.

평균 수익률이달초 기준, 월지급식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 2.79%로, 비슷한 유형인 채권혼합형 5.43%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은퇴자금 1억원을 넣어도 한 달에 30만 원도 손에 쥐기 어렵거나 원금마저 손실을 입다보니, 월지급식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월지급식펀드 가운데 3분의 1은 현재 기준금리 1.75%보다 수익률이 낮고, 5% 이상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펀드는 5분의 1에 불과합니다.

자산운용사 중에는 가장 운용규모가 큰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해 KDB, 피델리티, JP모간 자산운용의 월지급식펀드가 두자릿수 수익률로 체면을 지켰습니다.

정기예금 금리가 제로금리로 떨어진 이웃 일본에서는 전체 투자자의 70% 이상이 선택할 만큼 인기인 월지급식펀드.

하지만 국내에서는 예금 이하의 부진한 수익률에 시중금리의 불확실성까지 겹쳐, 월지급식 펀드가 애물단지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