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제논의 역설'인가

입력 2015-04-29 14:12
<기자>제논의 역설이 생각나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비정규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격차는 도저히 줄어들 수 없어 보입니다.

<앵커>제논의 역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데요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격차와 무슨 관계가 있는 이야기죠.

<기자>제논은 그리스의 철학자인데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100미터 달리기 시합을 이야기를 합니다.

아킬레스는 거북이보다 10배 빠르기 때문에 거북이는 50미터 지점에서 출발하고 아킬레스는 100미터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앵커>아! 중간 과정은 자세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결론이죠.

<기자>네 아킬레스가 열심히 달려 거북이가 출발한 50미터에 도달하면 10배 느린 거북이는 5미터를 달려가 있습니다.

다시 아킬레스가 5미터를 열심히 달리면 거북이는 50센티 앞에 있구, 그래서 아킬레스가 아무리 빨라도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인데요.

정규직 근로자와 비정규직 종사자의 임금 격차가 비슷한 모양입니다.

지난해 정규직 임금이 5.1% 증가하는 동안 비정규직은 1.8%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그럼 구체적으로 얼마에서 얼마로 올랐는지 자세한 내용을 전해주시죠.

<기자>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4년도 조사입니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1만6천701원입니다.

정규직 임금은 1만8천426원으로 5.1% 증가했지만, 비정규직은 1만1천463원으로 1.8%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일하는 형태별로 보면 비정규직에서도 단시간근로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임금이 줄어들었습니다.

<앵커>비정규직은 정규직보다 기본적으로 받는 임금이 낮기 때문에 인상률이라도 높아야 할 텐데, 아쉽습니다.

<기자>비정규직 상황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르바이트생 등 단시간근로자의 임금은 1만1천603원으로 7.4% 늘었지만, 건설일용직 등 일일근로자(1만2천589원)는 1.4% 감소했습니다. 기간제근로자(1만1천872원)도 1.2% 줄었으며, 파견근로자(1만189원)는 무려 3.9% 감소했습니다.

급여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인 박탈감을 더 느끼는 것이 상여금 같은 것입니다.

<앵커>맞아요. 월급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보너스 같은 상여금은 다른 직원보다 적게 받으면 더 서글픈 것 같아요.

<기자>네 상여금, 성과급 등 연간 특별급여도 정규직이 542만9천원으로 전년보다 8.1% 증가한 반면, 비정규직은 33만3천원으로 전년보다 되레 12.2% 감소했습니다.

임금 인상률도 낮고 특별급여도 줄다보니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은 2013년 6월 64.2%에서 지난해 6월 62.2%로 떨어졌습니다.

<앵커>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를 보여주는 다른 내용들도 또 있나요.

<기자>네 사회보험 가입률, 상여금, 퇴직금 등 모든 분야에서 비정규직 차별의 심각성은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정규직의 건강보험 가입률은 97.8%에 달했지만, 비정규직은 51.2%에 불과했고 국민연금 가입률도 정규직이 97.6%, 비정규직이 48.2%로 크게 차이를 보였습니다.

상여금을 받는 근로자도 정규직은 69.4%에 달했지만, 비정규직은 23.8%에 그쳤습니다.

퇴직금을 받는 대상은 정규직이 93.1%였지만 비정규직은 45.1%에 머물렀습니다.

제논의 역설은 어떻게 보면 억지로 실제로는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 임금이나 복지 수준을 넘어설 수는 없겠지만 줄여나가는 모멘텀을 만들어가는 노력은 계속해야 겠습니다.

<앵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