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현장과의 소통 강화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12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일과 10일 저축은행 업계, 여신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가진 진 원장은 오는 13일에는 증권업계 CEO들을 만나 업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진 원장은 또 다음 주부터는 은행업계와 보험업계 CEO들도 차례로 만나 업궙별 특성을 반영한 금융감독 방침을 설명하고 업계의 다양한 의견도 청취할 계획입니다.
진 원장은 이 자리에서 금융회사들의 영업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방향으로 금융감독 체계를 개선해 나가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금융회사 스스로 법규를 준수하고 내부통제 시스템을 정비하는 한편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사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진 원장은 앞서 가진 저축은행 업계와 여신업계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신용등급별 대출금리 차등화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한 대출금리 즉시 조정 등 상당히 구체적인 시그널을 보낸 만큼,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 원장은 특히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들에 대해 “대출금리나 수수료 운용체계, 민원 관련 내부통제시스템 등을 재점검해 불합리한 점을 즉시 개선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들 회사들이 지속적인 시장금리 인하 추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의 대출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해 직격탄을 날린 셈입니다.
더구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75%로 추가 인하 하면서 금리 인하 여력이 높아진 만큼, 이번에도 대출 금리 조정을 차일피일 미룰 경우 감독당국이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진 원장은 또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레몬 시장’ 이론을 인용해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고금리를 부과하는 대출 관행을 질타했습니다.
진 원장은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고금리를 부과하면 저축은행 고객군에서 우량고객이 이탈하고 채무상환 능력이 열악한 차주만 남는 ‘레몬시장화’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 원장은 이처럼 금융당국의 입장을 업계에 명확히 전달하면서도 업계의 애로사항을 다양하게 청취해 감독 정책에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입니다,
실제 앞서 가진 두 차례의 간담회에서는 저축은행 업계로부터 영업활성화를 위한 지원책 마련과 BIS비율 완화, LTV, DTI 규제 완화 등을, 여신업계로부터는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선과 공공정보활용 확대, 해외진출 지원 강화, 내부통제 기준 차별적 적용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실무진에 검토를 지시한 바 있습니다.
취임 4개월 차에 접어든 진 원장이 본격적인 현장 경영에 나서면서 한동안 조용했던 금융업계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