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신 풍속도‥증권맨 여의도 떠난다

입력 2014-08-28 17:31
<앵커>

유럽재정위기 이후 장기간 이어진 증시침체로 증권가에서는 계속된 인원 구조조정과 몸집 줄이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갑자기 급증한 감축 등으로 증권가를 떠난 인력들은 따로 투자자문사를 세우는 등 제3세력으로 진출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여의도 증권가의 현재 모습에 대해 신동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증권사 국내지점 4곳 중 1곳은 통폐합되거나 없어졌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본부와 국내지점 등 조직은 최고치를 기록한 3년 전보다 20% 가까이 줄었고 국내지점은 같은기간 26%감소

했습니다.

증권사 조직이 이처럼 줄어든 이유는 그간 경기 침체로 증시가 불황에 빠져 증권사 수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증권가에서는 몸집줄이기 뿐만 아니라 인력 구조조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20대 증권사 직원 수를 살펴보면 3년 전보다 6천여명 가까이 줄었고 구조조정이 집중된 1년새 절반 가량이 감소했습니다.

1년새 가장 많은 인원을 줄인 곳은 동양증권으로, 1천여명 가량 감소했고 삼성증권이 500여명, 우리투자증권과 대신증권 등도 400여명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구조조정으로 남성직원들보다 여성직원들이 더 피해를 많이 본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업계불황이 지속되자 증권사들은 정규직 직원은 크게 줄이고 계약직 직원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증권가의 상황이 이렇자 여의도 증권가의 생태계가 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계속되는 구조조정과 몸집줄이기로 증권가를 나온 인원들이 여의도 주변 오피스텔에 증권사 수준에 준하는 트레이딩룸을 차려 투자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비인가 소규모 투자자문사인 이른바 부티크들이 500여곳에 달하고 개인전업투자에 나선 이들이 1천여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퇴직연령이 낮아진 만큼 오히려 대기업 등으로 재취업하는 인원도 늘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증권업계 관계자

"최근 구조조정이 계속되잖아요. 나오기 싫어도 나와야하고..그래서 직접 일선에 있을때 가진 노하우 등으로 따로 삼삼오오 모여서 부티크를 차려요. 고객들의 돈을 모으고, 수익이 나면 돌려주죠..그들이 굴리는 돈만해도 2조원대 됩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권사들이 장기 침체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에 대해 단기적인 수익성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러한 상황은 결국 직원들의 근로의욕 저하와 장기적 성장 등에는 오히려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