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직 은행업이 발달하지 않은 동남아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은행들이 늘고 있는 데요. 은행들마다 특성에 맞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습니다.
박시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선 국내 은행들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곳은 바로 동남아시아 시장입니다.
아직 은행업이 발달하지 않아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은 자국의 금융산업 보호를 위해 자본 규제를 엄격하게 하고 있어,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때문에 은행들은 각양각색의 전략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서민금융 소액대출, 즉 마이크로파이낸스 형태로 먼저 들어가 우회진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캄보디아의 서민 금융회사인 말리스를 인수했습니다.
앞으로 사명을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로 변경하고 규모를 키워 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하나은행 역시 최근 미얀마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 설립에 대한 승인을 얻었습니다.
<인터뷰> 하나은행 해외전략부 관계자
“외국계은행이 나갈수 있는 활로가 없었고 사업이 가능한 부분이 마이크로파이낸스였고 그래서 그쪽에서 인지도를 높이자는 목적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반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우회 진출이 아닌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은 동남아 현지에서도 주택금융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미얀마 주택은행과 제휴를 맺은 국민은행은 하반기부터 주택금융에 특화된 모델로 적극적으로 협력에 나설 예정입니다.
작은 내수시장의 한계와 저금리·저성장의 장기화로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은 불가피한 상황.
은행들은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남아의 높은 진입장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금융외교에 힘써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또 한국 기업이 현지에 진출할 경우 금융도 함께 동반진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인터뷰> 은행권 고위관계자
“금융도 들어가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실물과 금융이 함께 동반진출하도록 정부가 역할을 하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전문가들은 은행 스스로도 신중한 진출 전략을 갖출 것을 당부합니다.
선진금융을 내세우며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해외은행들의 실패 이유로 '현지화·차별화 전략 부족'을 꼽고 있는 만큼 국내 은행들이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는 지적입니다.
이미 레드오션이 돼버린 동남아 시장에서 치열하게 활로를 모색 중인 국내 은행들이 어떤 경쟁력을 기반으로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박시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