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보호 빠진 감독업무 혁신방안

입력 2014-05-15 11:33
수정 2014-05-15 16:44
<앵커>

금감원이 내놓은 감독업무 혁신방안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금융질서 확립 차원에서 검사와 제재가 강화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치들이 빠져 있어 반쪽짜리 개혁안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병연기자입니다.

<기자>

금감원이 발표한 감독업무 혁신방안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금융사고에 감독당국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반성에서 비롯됐습니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동양그룹 사태나 올해 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서건으로 소비자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도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에서 내놓은 감독업무 혁신방안에 소비자 보호에 대한 언급이 한 줄도 안들어가 있다는 점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에 대해 금융권 일각에선 검사기능을 강화하고 제재수위를 높이는 게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감독당국을 위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감원 인력이 불과 3년 만에 200명 이상 늘어났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없애기를 수 없이 반복했지만 상황은 별반 나아진 게 없습니다.

금감원내에 소비자 보호 전담 조직을 설치하긴 했지만 여전히 금감원 업무의 대부분은 건전성 감독에 치우쳐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최근 5년간 금융회사 임직원들에게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내린 사례 중 소비자 보호 문제와 직결된 영업행위 관련 제재는 10건 중 1건이 채 안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 독립시키는 금융위설치법 통과만 손 놓고 기다릴 게 아니라 금감원 내부 개혁을 통해 소비자 보호 기능을 정상화 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말합니다.

우선 금감원에 설치된 금융소비자보호처의 기능을 민원상담에 그치지 말고 불법 부당한 영업행위 적발 쪽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일부에선 현재 두 명인 금감원 부원장에게 각각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를 총괄하도록 하고 수석부원장이 두 영역간 조정 업무를 맡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