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가 미국 화학기업 듀폰과의 1조원대 항소심에서 승소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3일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1심 재판부가 코오롱인더스트리 측에 유리한 증거를 배제한 것은 잘못이라며 듀폰에 9억1990만달러(약 1조원)의 손해배상을 지급하라는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코오롱의 주장을 입증하는 데 결정적인 증거가 배제된 채 듀폰 측에 유리하게 내려졌던 1심 판결을 완전히 무효화한 겁니다. 코오롱이 법정분쟁 5년만에 승기를 잡은 셈입니다.
코오롱 관계자는 "항소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향후 재심에서 1심 재판에서 배제된 증거들을 제출할 수 있게 되어 보다 공정한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듀폰이 지난 2009년 퇴사한 자사 엔지니어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고용해 아라미드 섬유 관련 기술을 빼돌렸다며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에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듀폰이 아라미드 섬유 시장을 독점하려는 의도라며 독점금지 소송으로 맞섰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미국 버지니아 동부법원은 코오롱 측에 아라미드 영업비밀에 관한 법적 책임을 인정해 듀폰에 배상금을 지급하고 전 세계에 아라미드 제품생산과 판매 등을 금지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코오롱-듀폰 '아라미드 소송' 일지>
-2009년 듀폰, 코오롱 상대로 아라미드 섬유에 관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 제기
-2011년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지방법원 배심원단, 코오롱에 9억1990만 달러(약 1조120억원) 배상 평결
-2011년 버지니아주 동부지방법원 1심 재판부, 배심원 평결 기초로 판결 확정(징벌적 손해배상 포함)
-2012년 버지니아주 동부지방법원, 코오롱의 아라미드 생산·판매 금지 등 명령. 코오롱 구미공장 헤라크론(아라미드 섬유) 생산라인 가동 중지
-2012년 코오롱, 1심 법원의 아라미드 생산·판매 금지명령 등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및 긴급 집행정지 신청
-2012년 코오롱, 버지니아주 제4순회 연방항소법원에 항소
-2012년 연방항소법원, 1심 재판부의 아라미드 생산·판매 금지 등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승인
-2013년 연방항소법원 항소심 변론 종결
-2014년 연방항소법원, 1심 무효화하는 내용의 항소심 판결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