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화재에 울고 보험에 피눈물 쏟는 중소기업

입력 2014-04-03 22:27
수정 2014-04-04 07:10
<앵커>

화재보험에 가입했는데 실제로 화재를 당하고나니 보험사가 보험계약 해지를 통보해 왔다면 황당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연초 갑작스런 화재로 주력생산품 공장이 전소되다 시피한 중소기업이 이런 일을 겪고 있습니다.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막는 또 다른 장막을 김치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기업만 할 수 있다던 인조대리석 시장에 뛰어들어 삼성과 LG 계열사들과 어깨를 견주고, 세계시장 점유율 8%라는 놀라운 성적을 내던 한 중소기업이 연초 큰 화재를 당했습니다.

다행히 최근 사업호조로 회사 내부에 자금 여유가 있었고 100억원 상당의 화재보험도 가입한 터라 공장 재가동을 위한 복구에 전직원이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화재를 당하고 한달이 채 지나기전 보험사로부터 화재보험 가입해지라는 황당한 통보를 받았습니다.

<인터뷰>박희원 라이온켐텍 대표이사

"일반적으로 보험이라는 게 유사시에 대비하거나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가입하는 것인데...보름이상 시설공사를 할때면 자신들에게 통보를 해야하는데 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빌미삼아서 해약을 통보해왔다. 우리는 우리가 가입한 은행에 공사사실을 이미 알렸다. 이해가 안간다."

보험사측의 주장은 회사가 보험약관을 이미 어겼기 때문에 화재에 대한 보상 책임이 자신들에게 없다는 것입니다.

또 약관 불이행은 계약해지 사항에 해당됨으로 해당기업에 보험계약해지도 통보했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회사측은 억울할 뿐입니다.

주거래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대출과 연계해 자신들이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상품으로 가입할 것을 요구하는 이른바 꺽기 관행으로 기존 보험을 해약하고 가입한 상품인데다, 몇차례 재가입 등을 하며 현재 롯데손해보험의 화재보험 상품의 경우 가입당시 약관 설명은 물론 가입 후 심지어 약관도 교부 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보험을 판매한 은행은 향후 보험사와 자신들의 문제로 쟁점이 확대될까 발빼기에 급급합니다.

<음성녹취> KDB산업은행 관계자

"보험사(롯데손해보험)왔을 때 얘기했다. (화재가 발생한 공사)증설계획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얘기했다. 은행이 판매를 했다고 말씀하시면 곤란하다. 이건 보험금 지급 여부의 문제다 불이났고 보험금이 지급되느냐의 문제다. 누가 팔았냐하고는 상관이 없는 문제다."

억울한 마음에 금융당국에 도움을 청하려 민원을 넣어봤지만 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보험사가 보험계약 해지를 통보함과 동시에 발빠르게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소송이 진행 중인 민원사항에 대해서는 분쟁조정을 할 수 없다는 금융위 설치 등에 관한 법률 규정 때문입니다.

<인터뷰> 안병한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보험계약 기간 중에 보험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현저하게 증가할 경우 변동될 경우에 그 부분을 보험사에 알려야할 의무는 분명합니다. 다만 유사한 분쟁사례에서의 대법원 판례의 내용을 비추어 보면 이 사안에 경우에는 보험회사가 고객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본인은 보험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부분을 법원에게 확인을 구하는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한 것은 지나친 부분이 있다고 본다"

<스탠딩>

기업이 사업을 키우는데 돈을 빌릴 수 있는 은행과 미래 위험을 분산시켜주는 보험사들은 정말 필요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돈을 빌려준다는 갑의 위치를 이용해 상품을 끼워파는 이른 바 꺽기 관행이 여전하고, 여기에 실제 사고가 나면 갖가지 이유를 들어 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보험사들이 있는 한 중소기업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