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50편. 밥으로만 살 수 없다

입력 2014-03-19 09:30
[조충현의 ‘펀드노트’] 50편. 밥으로만 살 수 없다

한국 음식은 주식(主食)과 부식(副食)으로 뚜렷하게 구별된다. 주식과 부식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서양인들의 눈으로는 우리의 이런 식문화가 낯선 풍경이겠지만, 밥과 반찬으로 익숙해진 우리에겐 너무나 자연스럽다.

밥의 주재료가 쌀인 것처럼 펀드도 핵심적인 주재료는 주식(柱式)과 채권이다. 부식에 해당하는 대체펀드의 주재료는 주식이나 채권을 제외한 특정 자산이다. 예를 들면 원자재, 금, 곡물 등과 같은 기초 자산을 금융 공학적 운용전략을 채택해 투자하는 펀드다.

즉 대체펀드의 유형은 주식형이나 채권형, 그리고 이를 섞은 혼합형 펀드와 같은 전통적인 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펀드다. 인간이 필수 영양소를 모두 섭취하기 위해서는 밥만 먹어서는 부족하듯이 펀드투자도 주식과 채권형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펀드 투자만으로는 부족하다.

전통펀드와 대체펀드를 함께 투자해야 개별 성과와 위험분산 및 꾸준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펀드의 종류로는 주가연계증권(ELS), 인프라펀드, 부동산펀드, 실물펀드, 선박펀드, 경매펀드 등이 있다.

대체펀드는 ‘시중금리+알파(α)’를 기대하고 투자하는 금융투자 상품이다. 그리고 주가나 금리·환율과 같은 외부변수들과 상관관계가 적다. 따라서 대체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대박’을 노리고 투자하기 보다는 장기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것이 적합하다.

또 펀드 공모가 끝난 뒤 일정기간이 지나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한 장점은 세금혜택(주식매매차익 비과세)을 덤으로 챙길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다. 하지만 무작정 장점만 보고 접근하는 것은 금물이다.

서둘러 접근하다보면 ‘원금보전추구형’이라든지 ‘절대수익 추구’라는 문구에 현혹돼서 대체펀드를 원금이 보장되는 펀드로 오해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서다. 투자에 나서기 전에 판매사에서 제시한 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을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원금을 까먹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일반 펀드와 달리 대체펀드는 상품별로 수익구조나 세제혜택이 다르고, 투자기간이 길기 때문에 자신의 자금운용계획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직까지 대체펀드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투자수단은 아니다.

하지만 대체펀드에 대한 시장규모가 날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이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 또한 꾸준히 가져나가야 할 것이다. 이전에 갖고 있던 전통적인 펀드투자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근 펀드시장의 다변화 흐름에 순응하는 투자자가 되어야한다.

“시장은 예측의 공간이 아니고 대응의 공간이다.”는 익숙한 진리가 여기서도 예외가 아니다. 아직 대체펀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면 서둘러 관련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고 익숙한 투자자의 조언을 참고해 투자에 적극 반영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