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 예비전력 '허수' 은폐‥'9·15 대정전' 원인

입력 2013-12-03 14:34
수정 2013-12-03 14:36


한국전력거래소가 10년간 예비전력에 '허수'가 있다는 사실을 은폐하면서 2011년 '9·15 대정전'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법원 판결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9·15 대정전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견책 처분을 받은 전 지식경제부 과장 김 모 씨가 정부를 상대로 징계를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김 씨에게 승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전력거래소가 실제 예비전력량을 계속 은폐한 점 등을 고려하면 김 씨가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알기는 불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11년 9월 15일 오후 전력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전국적인 정전이 발생할 상황에 직면하자 전력거래소는 오후 3시 11분부터 지역별 순환 정전을 시행했습니다.

당시 최중경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력거래소가 예비전력을 허위 보고했다고 주장했지만 전력거래소는 실제 예비전력량을 10년간 은폐해온 사실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전력거래소는 모니터상에 나오는 수치에는 즉시 가동할 수 없는 발전기 용량이 포함돼 있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과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설립 초기부터 숨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판부는 "전력거래소에 대한 감독 소홀로 주무장관은 물론 국가가 피해 국민에 배상책임을 질 수는 있지만 지경부 공무원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