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우려보다 내년 1Q까지 금리상승 주시"

입력 2013-11-13 13:55
수정 2013-11-13 13:58
마켓포커스 1부 - 집중분석

현대증권 박혁수> 5월 이후부터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가장 확대시키는 요인이 테이퍼링 이슈다. 5월부터 8월까지 테이퍼링 이슈 때문에 시장금리가 크게 올랐고, 9월~10월에는 미국 재정정책 불확실성, 연방정부 폐쇄 때문에 테이퍼링이 지연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였다. 그리고 11월 들어서는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 특히 지난 주말에 발표된 미 고용지표가 예상 밖 호조를 보이면서 테이퍼링이 조기에 실시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나타나면서 시장금리가 크게 올랐다.

테이퍼링을 연내에 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개인적으로 내년 3월에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850억 달러 국채를 매입하고 있는데 급격하게 줄이기보다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지난 주말에 발표된 고용지표인데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없어진 일자리수가 880만 건 정도인데 그것의 83%까지, 723만 건이 회복됐다. 자넷 옐런이 물가보다는 고용을 중요시한다고 했기 때문에 지금 추세대로라면 내년 상반기에는 없어진 일자리가 모두 회복될 것이다.

미국 GDP의 3분의 2가 소비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정부 재정이나 통화정책에 의해 경기가 회복되는 기조를 보였다면 이제는 민간 부분의 자생적인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런 것 때문에 양적완화 축소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지금 앞으로 회의가 12월 17, 18일, 1월 28, 29일, 3월 18, 19일에 있는데 지금 예상으로는 12월에 어느 정도 시장에 시그널을 준 다음 3월에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갈 것이다. 특히 연말, 연초는 재정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힘들 것이고 3월 정도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기본적으로 옐런 의장의 성향은 온건한 비둘기파다. 비둘기파는 물가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으로 볼 수 있는데 옐런 부의장은 버냉키 의장의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양적완화 정책이나 제로금리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로금리 정책을 2015년 말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이퍼링 이슈가 계속 부각되고 있는데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점진적으로 양적완화를 축소해나가는 정책을 보일 것이다.

미국의 테이퍼링 이슈에 따라 미 국채금리가 변동했다. 5월 이후 한미 국채금리의 상관계수를 보면 0.9를 넘는다. 미국 국채금리와 한국 국채금리가 거의 같이 움직였다고 볼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선물매수나 매도도 미국 국채금리의 등락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면 국채금리를 매수해서 한국 시장 금리의 하락에 일조했다. 최근에는 미국 국채금리가 많이 오르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선물을 매도하면서 시장금리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수급여건을 좌우하는 요소는 국고채 발행이다. 국고채가 10월까지 월 평균 8.2조가 발행됐는데 11월, 12월 남은 기간 동안 1조 정도 줄기 때문에 수급여건은 나쁘지 않은데 문제는 내년 국고채 발행이 93.7조로 사상 최저다. 향후 시장금리는 결국 내년 1분기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주된 배경은 테이퍼링 이슈, 지금까지 한국 경제가 7분기 연속 2% 성장을 나타내다가 3분기에 3% 성장을 나타낸 흐름들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내년 1분기까지는 시장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특별하게 정책금리를 조정할 명분이 없고 지금은 경기회복 기조에 있기 때문에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부양할 부분이 있다. 또 물가 수준이 상당히 낮다는 점이다. 9월, 10월 연속 0%대의 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률이 낮다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환율,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도 있지만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소비, 투자 등 내수 수요를 자극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에 금통위의 관전포인트는 테이퍼링 이슈에 대응하는 통화정책국의 대응방안, 낮은 물가상승률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