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증권업계··'대변인'이 없다

입력 2013-09-30 16:28
<앵커>

사상 유례없는 불황에 빠진 증권업계가 그 어려움을 대변해 줄 목소리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그 역할을 해야 할 금융투자협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센 가운데, 낙하산 인사로 인한 폐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2분기 국내 증권사 62곳 중 21곳이 적자를 냈고, 순이익은 1분기 만에 70% 넘게 줄었습니다.

자산운용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전체 자산운용사 가운데 30%가 이익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금융투자협회의 존재감이 중요한 상황.

하지만 정작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금투협이 당국의 눈치만 보는 소극적인 행보를 이어간 지는 한참.

당연히 협회 운영비를 내고 있는 회원사들이 불만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대형 증권사 임원 (음성변조)

"현실적으로 (업계를 대변한다고) 해봐야 그 사람들이 다 위에 눈치 보는 사람들인데... 요즘 현안들은 어렵고 수준이 높기 때문에 협회가 해결할 만 게 없다. 현실적인 결과가 이런저런 진행되는 것들이 불만족스러운 것들이 대부분이니까..."

협회가 자율규제권을 가지고 있다 보니 대놓고 불만을 터트리지 못하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투자협희 관심 밖에 있는 중소형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의 불만은 더 큽니다.

<인터뷰>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 (음성변조)

"정책들은 대부분다 대형사 위주로 만들어진 것이다. 중소형사들을 위한 지원이나 정책들이 좀 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음에도 잘 전달이 되고 있지 않고 있다. 그런 것들에 신경을 쓰고 대변을 해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는다.)"

주식시장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할 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묶여있다는 점도 업계를 답답하게 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정책 집행에 앞장설 뿐, 정작 주주인 증권사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계속되는 관치 인사도 가뜩이나 어려운 증권사들의 힘을 빠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증권유관기관장들이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는 것이 현실. 당연히 업계의 목소리보다는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데 급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또다시 관치 논란이 불거지면서, 할 말 잃은 여의도의 한숨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