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전·월세난 해결을 위한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주택거래 부진이 전·월세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에 따라 매매시장을 활성화 한다는 전략 이지만, 고착화된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신용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번 당정 협의의 핵심은 주택 매매시장을 활성화해 전세시장을 안정시킨다는데 있습니다.
전세시장에 묶여있는 매매대기 수요를 주택거래 시장으로 유도해 전세수요를 조절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5~6억원대의 고액 전세 주택은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대출보증을 제한한다는 방침입니다.
집을 살 여력이 있으면서도 전세로 머물러 있는 전세입자들을 매매시장으로 유인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입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상황에서 전세수요가 매매로 갈아탈 여지는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잦은 정책 변경으로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매매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방향을 좀 더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인터뷰>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박사
"가장필요한 것은 정부가 앞으로 어떤방향으로 경기를 활성화 시킬 것인가에 대해 명확한 시그널을 주고 지금 나와있는 대책들을 조속히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정은 또, 그동안 억제했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분양가 상한제 등 주택관련 규제들을 풀어 고사상태인 주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입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는 2주택 이상 소유자들이 집을 팔 때 세율을 50~60%까지 부과하는 것으로 주택 거래에 걸림돌이돼 왔습니다.
또, 부동산 활황기 도입된 분양가 상한제는 집값 하락 심리를 자극해 왔습니다.
이들 규제가 풀리면 간접적으로 위축된 부동산 심리를 푸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정은 전셋값 안정을 위해 장기적으로는 공공임대와 정부의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전세입자에 대한 세제 지원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에 반전세나 월세가 늘어나는 현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과거 집을 소유하기 이전 단계였던 전세제도가 부동산 침체로 평생전세로 고착화되고 있다며 별도의 전세대책은 전세시장 악순환의 원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박사
"정부의 전월세 대책은 전세를 유지하려고 하는 대책보다는 월세로의 원활한 전환, 매매로의 원활한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차원의 접근이 요구된다."
전세값이 집값의 80%에 육박하고 있는 현실속에서 서민들은 월세시장으로 이탈하고 있습니다.
전세입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닌 매매와 월세시장으로 갈아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할 때입니다.
한국경제TV 신용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