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세값이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고 있는데 정작 전세자금대출이 얼마나 나가고 있는지는 정확하게 집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자칫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급부상할 수 있어 관련 통계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이근형 기자입니다.
<기자>
집값보다 더 비싼 전세까지 등장하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 전세대출 규모는 얼마나 될까.
단순히 은행들의 대출실적을 추적해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은행 전세자금대출 외에도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전세자금으로 쓰거나, 신용대출을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세값이 폭등하면서 가격 상승분을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대출로 메우는 경우는 상환능력이 한계에 달한 차주일 가능성이 커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 이같은 통계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경우 용도가 불분명해 추적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섭니다.
[인터뷰] 문소상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
“용도는 전세자금인데 차입의 행태가 보증이 아닌 자기 신용이나 담보나 그런 걸로 이뤄지는 전세자금대출은 현재 포착이 안돼요. 왜냐면 용도가 뭐냐를 은행이 추가적으로 차입자한테 물어봐야 하는데 그런 시스템이 구축이 안돼 있거든요.”
은행들로부터 전세자금대출 잔액을 취합해 관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집계가 되지 않고 있는 부분이 극히 미미하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금감원 관계자
“저희가 신용대출 받을 때마다 자금용도를 다 확인할 수는 없잖아요. 다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건 몇천만원을 신용대출 받아서 전세자금을 쓰는 분이 얼마나 되시겠어요 전세대출 쓰시면서.. 그런 분은 거의 없을 거고 단지 몇백이나 이정도면 모르겠는데..”
집값에 맞먹는 수준으로 전세값이 치솟고 있다면, 전세대출 시장이 또다른 가계부채 뇌관으로 급부상할 우려도 있습니다.
규모가 크든 작든 간에 전세대출에 대한 집계가 보다 더 세밀하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