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찹쌀떡, 한순간에 무너진 꿈‥끝나지 않은 횡포 '공분'

입력 2013-07-29 11:16


▲ 딸기찹쌀떡, 한순간에 무너진 청년의 꿈...(사진 = MBC '시사매거진 2580' 캡처)

갑의 횡포에 딸기찹쌀떡 사업을 하루아침에 빼앗길 위기에 놓인 한 청년의 억울한 사연이 대중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딸기찹쌀떡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1인 시위 중인 김민수(32) 씨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지난 2009년 10월 일본 오사카의 한 온천 앞의 떡집에서 '딸기찹쌀떡'를 맛본 20대 청년 김씨는 딸기찹쌀떡의 가능성을 보았고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사업의 첫 시작으로 김씨는 20년째 같은 곳에서 떡을 만들어 팔고 있는 떡집 주인 다카다 쿠니오 씨에게 비법을 전수받았다.

이후 김 씨는 전수받은 기법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장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장사경험을 쌓기 위해 여러 메뉴 중 딸기찹쌀떡을 팔고 있는 명동의 한 분식집을 무작정 찾아가, 지난달 3일 분식집 사장 안모 씨와 함께 딸기찹쌀떡 사업을 시작했다. 지분은 갑인 안 씨가 51%, 을인 김 씨가 49%로 나눴으며, 운영권은 김 씨가 가져갔다.

전문점을 낸 지 5일 만에 딸기찹쌀떡 사업은 성황을 누렸으며, 인기의 힘입어 김씨는 청년창업의 달인으로 TV에도 출연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딸기찹쌀떡 사업이 대박난 지 1주일 만인 지난달 18일 동업자인 안 씨가 갑자기 김 씨에게 계약해지통보서를 보내왔다.

김 씨가 정해진 시간에만 영업해 가게에 손해를 끼쳤으며, 매출과 인테리어 등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에 김씨는 안 씨 역시 자신처럼 정해진 시간에만 떡을 판매하고 있으며, 운영 당시 매출도 문자메시지로 보고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씨는 안 씨가 갑자기 돌변한 원인이 "나 몰래 딸기찹쌀떡 프랜차이즈 사업을 기획했는데, 내가 TV에 나오자 쫓아낸 것"이라며 "안 씨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는 사실도 다른 사람을 통해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즉 김 씨가 방송에 나오는 것을 반대했었다는 안 씨는 결국 김 씨가 방송에 나오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그를 가게에서 쫓아낸 것이다.

김 씨는 안 씨가 친구인 투자자 박 모 씨(기업인수합병 전문회사를 운영 중인 유명 포털 사이트 대표이사)를 통해 딸기찹쌀떡 사업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적으로는 계약서상으로도 그렇고 누가 봐도 내가 유리하다. 하지만 3년동안 질질 끌고 가면서 괴롭힌다는 '가진 자'들의 한 마디가 겁이 난다”고 눈물을 머금었다.

제작진은 김 씨를 달인으로 소개한 프로그램 제작진과도 만나보았다. 당시 제작진은 박 씨에 대해 "약간 술에 취한 목소리로 전화해서 쌍욕을 했다. 나에 대해서 알아봤다는 등 하더라"고 거칠었던 그들의 반응을 증언했다. 이에 제작진은 박 씨와 연락을 몇 차례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김씨의 사연이 밝혀지자 많은 시청자들은 또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갑의 횡포에 치를 떨며 분개했다. 이들은 각종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정말 끊임없이 드러나는 갑의 횡포... 약자는 얼마나 더 울어야 하는가. 이젠, 불매운동 시작이다. 서민의 피눈물을 어찌 먹나"와 같은 글을 올렸다.

현재 김 씨는 심지어 딸기찹쌀떡의 투자금 45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가게를 나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딸기 찹쌀떡을 만드는 기술을 뺏기긴 했지만 지금 그의 목표는 투자금이라도 받는 것이다. 힘이 없는 김씨는 SNS를 통해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의 글은 온라인을 타고 급속도로 전파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사건이 커지자 안씨는 허위 사실이 유포죄로 김 씨를 고소한 상태다.

네티즌들은 "딸기찹쌀떡..그냥 네티즌이 조금씩 보태서 가게 하나 차려주면 어떻까요?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씩 보태서.. 인당 1만씩이면..만명만 동참한다면.. 가게하나차릴수 있을듯..", "한 남자가 수년간 노력끝에 딸기찹쌀떡을 개발하고, 동업자와 같이 하기로 했는데, 동업자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구나... 이런 점을 보아 .. 아직도 갑의횡포는 많이있다고 느낀다.."라며 '을'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