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북의 출구전략"

입력 2013-06-07 12:16
수정 2013-06-07 14:44
마켓포커스 1부- 집중진단

고려대학교 조영기> 어제는 남북 간 회담에 대해 긴박하게 움직였던 하루였다. 북한이 갑작스럽게 남북 간 회담을 제의한 배경을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북한의 대내적 상황으로 봤을 때 한국의 경제적 지원, 경제적 협력이 없는 상태에서 경제난은 지속될 것 같다.

그리고 개성공단의 재가동 마지노선을 전문가들이 2달 정도로 보고 있으니 이 문제와 관련해 북한 내에서 의미 있는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리고 대남카드와 관련해 한국을 압박카드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로 대외적인 요인이 있다. 미국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고 6월 말에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이런 상태에서 북한이 과연 독자적으로 행동해 갈 수 있을까.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북한의 특사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는데 이 과정에서 시진핑 주석이 북한에 상당한 압력을 가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굉장히 좁아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중, 미중 간 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이 파열음을 내야 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12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지속적으로 긴장을 조성했지만 조금씩 틀을 바꾸면서 대화의 국면으로 나오고 있다.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 북한의 발표 내용에서 핵 언급이 없었다는 문제와 북한이 어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우리에게 당국자 회담을 제의하는 내용을 보면 핵 문제와 관련된 것은 북미 간 문제라는 인식을 지금까지 바탕에 깔고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북한의 핵 문제에서 가장 위협을 받는 나라는 대한민국의 서울이라는 점이다. 북한의 핵이 향하는 것은 워싱턴이 아니라 한국의 서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 문제에 대해 우리도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6·15 남북공동선언이나 7·4 공동선언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정치와 관련된 문제, 그 중 특히 통일과 관련된 문제다. 왜 갑자기 북한이 7·4 남북공동성명을 끄집어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7·4 남북공동성명의 핵심 키워드는 3개다. 자주와 평화, 통일의 문제가 그것이다.

북한이 앞으로 시비를 걸고 나올 가능성이 있는 단어는 자주와 관련된 문제다. 자주와 관련된 문제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이야기했던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등이다. 그래서 7·4 남북공동성명을 끄집어냈다는 것 자체는 옛날 남북한 간 합의한 정신을 가지고 간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해 보이지만 북한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단어는 자주다.

아쉬운 점은 남북한 간 굉장히 잘된 합의서가 바로 92년도에 만들어진 남북 기본합의서다. 이 남북 기본합의서를 바탕으로 하면 6·15 공동선언이나 10·4 남북정상선언 같은 것이 전혀 필요가 없는 상태다. 매번 만날 때마다 새로운 선언을 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이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무엇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다. 중요한 전략적인 목표를 북한의 정상화로 잡기를 바란다. 북한의 정상화란 북한이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되는데 이 국제 규범을 준수하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 국제 규범과 관련된 문제는 미사일이나 핵과 관련된 문제다. 두 번째는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 최고 존엄이라는 인식을 북한이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인권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북한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우리 대응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세 번째, 북한이 진정한 의미에서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들의 생활을 민주적인 상태로 바꾸려면 북한의 개혁과 개방이 필수적이다. 이 세 가지의 하부 카탈로그에서 중요한 북한이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는 전략적인 목표를 가지고 추진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