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 1부- 이슈진단
교보증권 김형렬 > 뒤늦은 감이 있지만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올해 글로벌 주요 증시의 상황을 살펴보면 가장 부진했던 나라는 브라질과 한국, 중국증시였다. 이 세 나라의 공통점은 중앙은행이 긴축 완화에 상당히 소극적이라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조금 벗어나는 부분을 보여줬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를 살릴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제는 실물지표에 대한 변화 등이 얼마나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느냐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한국은행이 언급한 것처럼 우리의 기준금리 수준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금리 수준에서 한 단계나 두 단계 낮춰주는 것이 전체 실물경제에 가져다주는 승수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심리와 외국인 수급에 있어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재 경제여건을 놓고 볼 때 금리를 빨리 낮춰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중앙은행이 계속 제동을 걸다 보니 외국인 투자자들이 바라봤을 때 우리 채권 가격의 저평가가 심화된다는 판단을 해왔다. 결국 한국에서 투자를 했을 때 먹을 확률이 높다고 판단하던 것이 주식보다는 채권으로 쏠림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준금리를 낮춰주고 여기에 시장금리가 반응하게 되면 그동안의 채권투자에 대한 저평가 심화 정도가 조금씩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 주식투자에 대한 매력이 개선된 것은 아니지만 채권투자에 대한 매력이 약화됨으로써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 그런 점이 이번 금리인하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다.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재료는 부재한 상태다. 최근 시장의 상황에 대해 선물장세라는 표현을 쓴다. 뚜렷한 매수 주체도 없는데다가 모멘텀을 찾기도 어렵고 그런 상황에서 주도주도 시장의 방향성이 나타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첫 번째로 수급적인 측면에서 있어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전환 가능성을 고민해야 하지만 최근까지의 정황을 놓고 볼 때 외국인의 수급 환경 자체가 급격히 개선될 수 있는 확률은 그렇게 높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점진적인 개선 가능성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 대한 기대는 가져볼 수 있다.
모멘텀 측면에서는 어렵다는 말이 많지만 오히려 한국경제의 펀더멘탈을 신뢰하게 된다면 순환 장세에 대한 가능성의 기대심리는 조금씩 커질 것이다. 이는 다행스러운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주도주를 찾는 것은 당분간 어렵다. 이미 경제가 경직되어 있는 데다가 수급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경기민감주나 경기방어주, 코스닥으로 대표되는 개별주에 대한 순환 과정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주도주를 찾는 것은 쉽지 않더라도 업종이나 개별종목에 대한 순환 과정에 대해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다음 주로 우리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다. 하지만 지난 4분기 이후 1분기까지 6개월 동안 계속 어닝 쇼크가 반복되어 왔다. 그러므로 이익 전망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는 많이 줄었다.
연초 대비 지난 4분기와 1분기 우리 기업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4분기 이익은 대략 연초 이후 약 13% 정도 감소됐고 1분기 실적 역시 10% 이상 감소되면서 어닝 쇼크가 발생되어 왔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2분기로까지 번질 것이라는 우려다.
그런 우려를 갖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GS건설 어닝쇼크에서 시작된 소재나 산업재 섹터의 문제다. 현재 1분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소재와 산업재 섹터 이익의 합은 5조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우리 전체 이익의 15%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서 어닝 쇼크가 발생됐다고 해서 전체 이익에 대해 신뢰를 갖지 못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비약적인 해석이다.
오히려 IT 섹터는 1분기에 10조 원의 이익을 기록했고 대부분 이익 전망치에 부합 내지는 상회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런 면에 대해서는 시장이 부각시키지 않고 있다. 결국 그렇게 잘 맞힌 IT 섹터는 2분기 영업이익을 약 12조 8000억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태다. 그만큼 신뢰가 높은 숫자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잘 보지 않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자꾸 언급하고 있는 어닝 쇼크는 업황 자체가 상당히 불투명한 특정 섹터에 불과하다. 우리 기업들의 전체 이익을 기준으로 봤을 때 어닝 쇼크가 확산된다기 보다 오히려 제약을 받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 맞다. 2분기 실적 변수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채권시장에서 기대심리를 줄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 몫을 오늘 한국은행이 해준 것이다. 전반적인 한국 주식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 시기라는 생각을 외국인 투자자들도 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채권에 대한 기대심리를 줄여주는 부분을 내부적 요인으로 볼 수 있지만 해외변수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글로벌 자금이 일본으로 쏠려가고 있다.
일본 주식시장, 외국인 동향 차트를 보자. 일본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사들이고 있는 누적 순매수 규모는 어느덧 100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현재 닛케이 지수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지분율이 3%나 늘어난다. 이렇게 공격적으로 사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서 보면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관심이 소원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의 일본에 대한 관심이 영원히 지속된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이 수위가 둔화되기 시작했을 때 한국에 대한 상대매력은 개선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를 대략적으로 올해 7월 이후로 추정할 수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금부터 6월 말까지는 상당한 고민에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단시간 내에 외국인 수급의 변화가 크지 않더라도 변화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기 모멘텀을 기준으로 하면 여전히 경기방어주가 우선한 부분이 맞지만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다는 이슈도 분명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 경기민감주와 경기방어주의 상대수익률 평가를 보면 1년째 상대수익률이 아웃포펌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그 기조가 바뀌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커질 수 있을 만한 시기다. 따라서 당분간 수급 여건이 아주 개선되지 않는다면 경기민감주와 경기방어주, 또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개별주들에 대한 선순환 가능성이 이어질 수 있다. 경기방어주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민감주를 봐야 한다는 논리는 시장에서 잘 먹히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점진적으로 경기민감주에 대한 모멘텀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근거 등은 분명히 있다. 5월 말과 6월 초부터는 분명 경기민감주에 대한 기대심리도 강화될 수 있다. 그런 부분이 주식시장에 선제적으로 반응한다면 조금 더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순환 장세에 대한 대비를 하되 점진적으로 경기민감주에 대한 강도를 조금씩 높여갈 수 있다는 점을 포트폴리오 구성에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