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중국 관리들에게 기업인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시 총서기는 지난 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가한 장쑤(江蘇)성 대표단과 한 토론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홍콩 언론들이 중국 양자만보(揚子晩報)를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그는 관리들에게 "이전에 유익한 일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와 상관없이 공(功)과 죄(罪)는 서로 상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 총서기는 또 "현재 사회에는 유혹이 너무 많고 권력을 둘러싼 함정도 너무 많다"면서 관리들은 '군자의 사귐은 물처럼 담백하다'(君子之交淡如水)는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관리들이 기업인들과 교류할 때는 서로 존중해야 하지만 결탁해서는 안 되며 공(公)과 사(私)를 분명하게 구분 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교수는 관리-기업인 관계의 경계에 대해 법 규정이 필요하다면서 당은 특히 국영 부문에서 관리들이 기업인이 됐을 때 발생하는 이해 상충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양회(兩會·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예상된 반(反) 부패와 관련한 법률 강화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양회에서 반부패법 제정에 대한 목소리는 있었지만,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아직 반부패법 초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간이성(干以勝) 전 중앙기율위 부서기는 최근 정협 회의에서 "우리는 관리들을 규제하는 데 당의 규율을 이용해 왔지만, 앞으로는 법에 따라 그들을 규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중국의 실정에 맞게 반부패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창장(王長江)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반부패법 초안 마련의 가장 큰 문제는 당 내부에 부패가 워낙 뿌리 깊어서 당이 손해를 보지 않고는 이를 제거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왕 교수는 "부패와 싸우는 것은 당의 위신과 권위를 높이는 좋은 방법이지만 반부패법 제정은 당의 권력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면서 반부패법이 당의 권위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실제 반부패법이 제정된다 해도 실행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만큼 별 실효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