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대 의대 연구팀 "말초신경 이상과 뇌기능 연관 처음 밝혀"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말초신경이 손상되는 유전 질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의 뇌 신경망 지도를 만들었다.
한국연구재단·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화여대 의대 이향운 교수와 성균관대 의대 최병옥 교수 공동연구팀이 샤르코마리투스병 환자들의 유전자 변이형 별 뇌미세구조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뇌 신경망 지도를 구축했다고 11일 밝혔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말초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파괴되는 유전성 말초신경질환으로, 손발의 근육이 점점 약해져 심하면 걷지 못하게 되고 일상생활에도 심각한 지장을 가져오게 된다.
인구 2천500명당 1명꼴로 발생해 희귀질환 중 발병 빈도가 가장 높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이재현 CJ 회장이 앓는 병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샤르코마리투스병 일부 유전자변이형 환자의 뇌에서 백질(신경망)의이상이 동반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뇌 신경망 지도를 만들었다.
뇌 신경망 지도는 크게 회백질(뇌세포)과 백질로 이뤄진 뇌에서 뉴런의 우수 신경돌기로 이뤄진 백질 만을 보여주는 지도이다.
연구팀은 샤르코마리투스병 환자 57명과 정상군 30명을 대상으로 '확산텐서영상'(DTI: diffusion tensor imaging)을 실시해 유전자 변이형 별로 뇌의 기능적 특성을 비교, 분석했다.
샤르코마리투스병 1A형, 1E형, 2A형, 2F형, X1형 등으로 나눠 정상인과의 차이를 대뇌·소뇌에서 분석한 결과, 1A형을 제외한 모든 유전자 변이형에서 백질부 이상이 발견됐다.
각 유전자 변이형 별로 임상적 증상이 심각할수록 백질의 변성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실험 환자들은 일반적인 뇌 MRI 영상에서는 해부학적으로 이상이 없었지만, DTI를 통해 뇌의 균형 장애 등 기능적 이상이 발견됐다.
최병옥 교수는 "뇌질환이 아닌 말초신경질환이 뇌 기능 이상과 관련이 있다는것을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예외적인 샤르코마리투스병 1A형과 나머지 80여 종류의 샤르코마리투스병 원인 유전자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신경학 분야 국제학술지 '애널스 오브 뉴롤로지'(Annals of Neurology) 지난달 18일자에 실렸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