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현상, 정확하게 말해 '안전자산에서의 수익추구 현상'이 심화했다.
글로벌 펀드 자금 흐름만 봐도 연초 이후 채권형 펀드로 890억 달러가 유입됐다.
이로 인해 글로벌 채권형 펀드의 총자산도 연초보다 10%가량 증가했다. 반면 주식형펀드에선 1천340억 달러가 유출됐다. 이런 상반된 흐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두 번째 현상이다.
이 영향으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채권, 금, 엔화는 연초 이후 두 차례의 랠리를펼쳤다.
첫 번째 랠리는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두 번째 랠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동력이 됐다고 본다.
결국 두 차례 랠리의 기저에는 통화이완에 대한 '무한신뢰'가 담겨 있다.
즉 브렉시트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반복되고 심화하는 현재의 펀더멘털(기초여건)에선 금융환경을 더욱 이완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확신인 셈이다.
'튤립이 돈이 된다'는 확신이 인류 최초의 '튤립 거품'을 만든 것처럼 거품의역사는 언제나 투자자들의 확신으로 만들어져 왔다.
금융위기 이후 구조적 문제의 반복과 통화이완에 대한 확신이 안전자산 랠리를지속시켜 '안전하다'는 자산들의 가격과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은 심화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1.3%대까지 하락했다.
이는 과거 대공황 시절보다 60bp(1bp=0.01%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으로 10년간미국 정책당국이 기준금리를 1.3%포인트 이상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가 가격에반영된 것이다.
만약 10년래 미국이 정책금리를 이 이상 수준으로 올리거나, 이를 강제할 만큼의 경제 성장과 고용시장 회복이 지속된다면 현재의 금리 수준은 정당화되기 어려울것이다.
바꿔 말하면 현재 금리 수준은 '구조적 불황과 지속적인 통화이완에 대한 확신'이 무너지는 순간 언제든지 급변동할 수 있다.
특정 자산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없고 변동성이 낮을 때 '안전자산'으로분류한다.
디폴트는 아직 의심할 이유가 없으나 변동성 완화 요건을 고려하면 현재 '안전자산'을 과연 안전하다고 부를 만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생기기 시작할 때 자산시장에 제법 큰변화가 나타날지도 모른다.
(작성자: 박성현 삼성증권[016360] 연구원 sunghyun73.park@samsung.com) ※ 이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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