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의 5천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예상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증자를 결정한 시기와 목적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계획을 발표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총 5천억원이다.
예상 신주 발행가액은 전날 대한항공 종가보다 약 23% 낮은 3만5천300원이며,신주 발행주식수는 기존 발행주식수의 24%인 1천416만주다.
회사가 밝힌 유상증자의 목적과 증권가가 대체로 기대하는 증자 효과는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차입금은 15조9천억원이며, 이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은 4천억원 규모다.
유상증자로 유입되는 현금 5천억원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활용한다면, 차입금평균 금리를 약 2%로 가정할 시 100억원 규모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교보증권[030610]은 추산했다.
유상증자로 자본이 늘고 부채가 줄면 부채비율도 낮아진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37%인데 유상증자로 5천억원의 자본이 보충되면 부채비율은 688%로 낮아질 것으로 KB투자증권은 분석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결정이 투자심리와 주가에 부정적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 회사가 유상증자를 결정하면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주당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유상증자는 해당 회사 주가에 단기적 악재다.
대한항공의 이번 유상증자 결정도 이런 맥락에서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이번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결정 시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유가 급락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돼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했기 때문에 회사 측 입장에서 고려할 때 유상증자 발표 시점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비교적 낮은 가격에서 주주 우선 배정으로 유상증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또한 대한항공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한진해운[117930]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 요인이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배경에는 한진해운 지원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지분 33.23%를 보유한 한진해운의 최대주주다.
한진해운의 차입금 중 1조5천억원 가량의 만기가 올해 안에 도래하는 상황에서에쓰오일 매각대금 유입이 예상보다 지연돼,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한진해운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우려하는 바와 같이 대한항공이 조달한 자금이 한진해운 지원에사용된다면 대한항공의 주가는 계속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