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내일 상장…장밋빛속 신중론>

입력 2014-12-17 10:24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마지막 '대어'로 꼽히는 제일모직 신규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증시 전문가 대부분은 제일모직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해있고 부동산과 계열사 지분 등 자산가치 규모가 막대하며 신수종사업 중 하나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성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제일모직을 바라보는 증권가 전망이 지나치게 장밋빛이라는 지적도 나와 눈길을 끈다.



◇ 공모가의 2.3배까지 목표주가 제시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 상장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모두 8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제시했으며 평균 목표주가는 9만5천400원이다.



목표주가가 가장 높은 곳은 유진투자증권으로 12만5천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이는 제일모직 공모가(5만3천원)의 약 2.36배 수준이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10만7천원), HMC투자증권[001500](10만원), 메리츠종금증권[008560](10만원), 하이투자증권(10만원) 등이 제일모직 목표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키움증권[039490](9만1천원), LIG투자증권(7만원), KTB투자증권[030210](7만원)은 10만원 미만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 지배구조·자산가치·신수종사업 '트리플 기대감' 제일모직에 대한 기대감은 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문제와 맞물려있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외 11인 지분율 66.4%)이 높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세 자녀 지분율이 집중됐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만큼 제일모직이 향후 그룹 지주사로 전환할 공산이 큰데, 이 경우 순이익이 지금보다 10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이 지주사로 전환해 삼성전자의 배당금과 계열사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다면 당기순이익은 현재 1천898억원의 10.3배로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일모직이 보유한 자산 가치에 주목하는 분석도 있다.



유진투자증권[001200]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에 대해 향후 에버랜드유원지 조성사업 진행에 따른 가치 증가분을 반영, 현재 장부가 기준 9천125억원인부동산 가치가 오는 2020년에 총 3조2천717억원으로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또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생명[032830] 지분 가치도 삼성생명의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현재 장부가액 4조1천억원에서 2020년 7조3천억원으로 불어난다고 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제일모직 낙관론의 주된 근거 중 하나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신수종사업인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삼성전자와 동일(지분율 45.65%)하게 보유하고 있으며,향후 제일모직이 바이오산업을 흡수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장밋빛 과하다"…쏟아지는 낙관 속 신중론도 그러나 증권가 일각에서는 제일모직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다는 우려섞인 지적도 나온다.



가령 동부증권[016610]은 "제일모직의 미래가치를 평가하려면 상당한 숙성기간이 필요하다"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고 낙관적 시각을 경계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이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이에 근거해 얼마나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지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 현대글로비스[086280]와 SK C&C가 제일모직의 비교 대상으로 자주 언급되지만 이들 회사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제일모직보다 매우 높기 때문에이들과 비교해 제일모직의 적정한 주가 수준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부동산 가치 평가도 부풀려진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용인지역 부동산은 크게 원형보전지와 시설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원형보전지는 개발이 거의 불가능하고, 실제로 가치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시설부지는 50만평 내외"라며 "개발을 통한 부동산 가치 상승분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제일모직 사업부 영업가치의 성장성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이슈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현재 사업부를 바라볼 때 수익성과 성장성에 후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영업이익률 15%를 웃돌던 건물관리 사업은 매각됐고, 레저 사업부는 회원제 골프장의 수익성이 낮으며, 패션사업부는 오는 2016년 해외시장 진입 문제로 성장성과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 연구원은 "현재 4%대에 불과한 ROE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총자산의 80%에 육박하는 비유동 자산 활용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