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인수조건에 증자 8천500억…가격부담 커져>

입력 2014-11-25 15:29
내달 11일 본입찰…대규모 증자요구 땐 유찰 우려도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팬오션[028670]인수 가격이 애초 예상의 갑절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입찰이 자칫불발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법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팬오션 측은 이번 매각 입찰에서 필수 인수조건으로 '유상증자 8천500억원'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날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팬오션 매각 조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런 매각 방안이 확정되면 인수자는 8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으로 모두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들여야 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이는 애초 시장에서 예상한 매각 가격인 6천억원의 2배 수준이다.



앞서 삼일회계법인은 적격 인수후보군(쇼트리스트)으로 삼라마이더스(SM)그룹의대한해운[005880]과 닭고기 전문업체인 하림그룹,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 도이치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5곳을 포함시켰다.



이들은 팬오션에 대한 실사를 거쳐 다음 달 11일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가격 부담이 애초보다 커지면 실제 본입찰에 참여하는 인수자가 줄어들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수 후 8천억원이 넘는 현금을 투입해 유상증자에 나설 만큼 자금력 있는 후보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가격이 너무 비싸므로 재무 부담 측면에서 인수 효과가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후보자들은 가격을 6천억∼7천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일부 증자와 회사채 발행등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하려는 계획을 갖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SM그룹은 국내 4위 벌크선사 대한해운을 인수한 데 이어 해운업의 덩치를 키우려고 팬오션 인수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는 대한해운이 동종업체인 팬오션을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으나, 높은 매각 가격은 부담요인이라고지목했다.



홍진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해운은 올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며 "팬오션 인수는 사업 연관성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가격이 7천억원 이상으로 높아지면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사료생산 1위인 하림그룹은 곡물유통사업과 시너지를 위해 팬오션 인수에뛰어들었으나, NS쇼핑의 상장이 연기될 상황에 놓여 자금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관측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NS쇼핑이 신청한 상장 예비심사 청구에 대한 재심 결정을 내려 NS쇼핑의 연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불투명해졌다.



다만, 자금 부담이 커지면 인수 후보에 포함된 KKR이나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재무적투자자(FI)가 팬오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비스와 SK그룹, CJ그룹, LS그룹, 포스코 등 대기업그룹과 연대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팬오션 인수가격이 높아지면 인수자가 없어 본입찰이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며 "입찰이 무산하면 팬오션 매각은 1∼2년 지연될 수도있다"고 지적했다. 팬오션은 2013년 6월 모기업이던 STX그룹의 유동성위기로 법정관리를 신청해 사명을 STX팬오션에서 팬오션으로 변경해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indigo@yna.co.kr, hrse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