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공모펀드시장…개인투자자 비율 50%로 '뚝'

입력 2014-11-03 04:02
펀드 수익률 폭락하면서 생긴 '손실 트라우마' 때문국내 가계부채 증가로 개인들 투자 여력 감소도 원인



펀드슈퍼마켓 도입 등 국내 공모펀드 시장을 살리려는 업계의 갖은 노력에도 개인투자자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시장에서 개인 투자자 투자자금은 지난 9월말 기준 92조5천665억원으로 전체 투자금의 50.7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펀드에 투자된 개인 자금 규모가 정점을 찍었던 2008년도 7월 말(약 193조원)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이다.



공모펀드 시장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80%내외에서 해마다 감소했다. 2012년 하반기 60%선이 무너지더니 약 2년 만에 50%선붕괴까지 눈앞에 둔 상황이다.



이 사이 개인투자자의 빈 자리는 금융기관과 일반기업을 포함한 법인 투자자(연기금 등은 미포함)가 메웠다.



법인 투자자의 투자 비중은 2008년 9월 말 17.59%에서 최근 49.22%까지 훌쩍 뛰어올랐다.



사모펀드를 포함한 전체 자산운용시장 규모는 나날이 성장하는 추세지만, 공모펀드 시장은 이 같은 개미들의 외면에 해가 갈수록 위축되는 모습이다.



국내 자산운용시장 규모는 2012년 7월 기준 568조원에서 올해 7월 662조원까지불어났지만 대부분의 성장세를 사모펀드와 투자일임이 주도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시장에서 공모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36.3%에서 29.8%로 줄었다.



개인들이 이처럼 공모펀드 시장에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세계 금융위기 당시 펀드 수익률이 폭락하면서 생긴 '손실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국내 가계부채가 불어나면서 개인이 위험자산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든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모펀드 투자를 주된 수익원으로 하는 자산운용업계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산운용시장의 핵심 고객인 개인 투자자들의 펀드 투자가 줄면서 운용사들의 평균 운용보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며"그 결과 영업이익률도 급격히 떨어지는 등 자산운용 산업 전반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산운용업계는 펀드평가사 및 증권 유관기관과 힘을 모아 올해 4월 온라인 펀드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펀드슈퍼마켓을 개설하는 등 공모펀드 시장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한 실정이다.



출범 이후 6개월간 약 4천억원의 자금이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펀드 시장에 유입됐지만, 이미 펀드 시장에 들어와 있던 투자자들이 건너온 정도에 그친다는 평가를받는다.



민주영 펀드슈퍼마켓코리아 투자교육팀장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펀드에 대한실망감을 안고 시장을 떠난 투자자들이 많았다"며 "업계에서는 이들을 다시 끌어모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펀드슈퍼마켓 외에도 업체별로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하고 해외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yuni@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