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과 신용보증기금이 동부제철[016380]의 차환발행을 지원하기로 어렵게 합의한 가운데 이번에는 금융투자업계가 지원에 난색을 보이면서 동부제철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의 또 다른 암초로 부상했다.
채권단 및 신보와 함께 차환발행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회사채안정화펀드(금투업계)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실무자급 모임을 갖고 신속인수제를 통한 동부제철 회사채 차환 발행 여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모임에서는 펀드 자금에 출자한 9개 기관 중 상당수가 차환 지원에 부정적인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오늘 회의 분위기로 봐서는 거의 '반반'"이라며 "신속인수제의 취지와 달리 동부제철의 유동성 위기가 단기적인 것이 아님이 드러난만큼 섣불리 지원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중에 혹시 동부제철이 잘못돼 펀드 자금에 손실이 생겼을 경우배임 문제 등이 불거질 것을 걱정하는 기관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회사채안정화펀드는 KDB대우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현대증권·우리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와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금융투자협회 등4개 증권유관기관이 회사채 시장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총 3천200억원을 출자해만들어졌다.
펀드를 구성하는 9개 기관 중 3분의 2인 6곳 이상이 찬성해야 차환 지원이 승인된다. 펀드가 인수해야 하는 금액은 회사채의 10%(70억원)다.
따라서 이처럼 금투업계에서 지원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동부제철에대한 차환 지원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으며, 그 경우 자율협약이 아닌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으로 전환될 수 있다.
동부제철은 오는 7일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700억원에 대해 신속인수제를 통한 차환 발행을 요청했고, 지난 1일 우선변제권 등 위험부담 경감책을 요구해온 신보가 채권단과 차환 지원에 나서기로 어렵게 합의했다.
또한 신보의 동의로 이날 동부제철에 대한 채권단 자율협약 절차가 개시될 수있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동부제철에 대한 채권단 자율협약이 힘들게 성사된 상황에서가장 작은 지분을 인수하는 금투업계가 판을 뒤엎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이 어렵게 자율협약을 결정한 상황에서 금투업계가 뒤늦게 이를 무산시키기는 부담이 클 것"이라며 "신보도 결국 입장을 바꾼 만큼 큰 틀에서 합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회사채안정화펀드는 오는 4일 각 기관 임원급이 참여하는 운영협의를 열고 차환지원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cherora@yna.co.kr,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