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시장은 참 고단했다.
지난 5일 유로존의 경기부양책, 9일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대상 확대에 이어18일에는 미국이 기준금리 조기 인상 배제 방침을 확인하며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흐름이었지만 결과는 실망스럽기만 했다.
이라크 사태에 아르헨티나 디폴트 위기까지 부각한데다 국내에선 삼성전자[005930]의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리는 증권사가 속출하며 실적 불안까지 겹친 결과다.
코스피는 주로 1,990에서 맴돌았고 급기야 지난 20일에는 1,968까지 밀렸다. 수급을 좌우해온 외국인의 최근 이틀간 순매도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코스피는 2,000선 상회 행진을 시작하기 직전인 5월 12일 수준으로되돌아왔다.
23일 국내 증시환경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에선 21일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가 서부지역의 전략적 요충지 4곳을 추가로 장악했고, 실적 우려도 가시지 않았다.
다만, 장 초반의 방향성은 상승 쪽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많다.
우선 대외 환경이 우호적인 편이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서다.
직전 거래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장중에 4천5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가시간외거래에서 그 규모를 898억원으로 확 줄인 점도 눈에 띈다.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를 자아내는 대목이다.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130만원선까지 하락한 만큼 저점 매수를 고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최대 관심사는 중국 경기의 향배를 가늠할 HSBC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다. 시장 전망은 49.8로 전월(49.4)보다 개선되는 쪽이다. 그 결과에따라 이날 코스피는 방향성을 분명히 할 공산이 크다.
그간 국내 증시의 부진이 중국 경기 우려와도 무관치 않았다는 점에서 중국 경기의 회복 신호는 국내 증시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실제 올해 1~5월 한국 수출은 2.6% 늘었는데 주로 미국(6.7%), 유럽연합(14.9%)이 증가세를 견인한 반면 최대시장인 중국으로는 0.1% 증가에 그쳤다. 특히 5월에는대중(對中) 수출이 액정디스플레이, 석유제품, 가전 등의 부진으로 9.4% 줄었다.
수급에서는 외국인과 함께 연기금의 역할에 대한 기대도 병존한다. 위탁운용사선정을 마친 연기금이 반기말을 앞두고 자금집행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서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기조와 글로벌 유동성에 비춰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저점매수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중국 경기둔화 우려 완화와 미시적인 정책조율 가능성은 낙폭과대주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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