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주사 전환 관측에 따라 주식시장 '들썩'>

입력 2014-06-10 12:50
시장 분석도 분할·합병·상속으로 초점 이동



삼성에버랜드 상장 계획으로 불붙은 삼성그룹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시장 관측이 여러 갈래로 나뉘면서 삼성그룹주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급변하고 있다.



증권가 관측도 지주사 전환 중심에서 방향을 틀어 에버랜드 상장 이후 주요 계열사 분할·합병을 통한 그룹 내 지배력 강화나 오너가 3세들의 지분 상속에 초점을맞춘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들썩이는 삼성그룹주 코스피가 2,000선을 중심으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삼성그룹주 가치는 지주사 전환 관측의 변화에 따라 급격히 움직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날까지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가 10일 소폭 반등한 것을 제외하고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는 대부분 약세다.



지난 3일 147만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던 삼성전자는 전날까지 2거래일간 4.



1% 하락했다가 10일 오전 11시 53분 현재 0.99% 상승했다.



52주 신고가를 거듭 경신했던 삼성물산은 9일 하루 만에 7.49% 내려앉은 데 이어 이날도 2% 넘게 하락했다.



삼성SDI는 3.27%, 제일모직은 2.45%, 호텔신라는 0.86%로 이날 개장 이후 낙폭을 키우고 있다.



지주사 전환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으며 가능하다 해도 그 속도가 당장 주가의 수혜를 기대할 만큼 빠르지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투자자들이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에버랜드가 지난 3일 상장계획을 발표하자 3세 경영을 겨냥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가장 대세를 이룬 시나리오는 삼성그룹이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출자 구조에서 삼성에버랜드를 활용해 지주회사를설립함으로써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과 에버랜드의 합병, 삼성전자와 에버랜드의 합병 등 시나리오가 제기되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향후 경영 승계 과정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상승했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이 어렵다는 주장이 곧 뒤를 이었다.



공정거래법과 금융지주회사법 등의 금산 분리 규정과 삼성생명[032830]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2%) 처리 등 법적·재무적 비용이 큰 만큼 단기간에 지주회사로전환하기가 쉽지 않고 지주사 전환의 실익도 제한적일 것으로 지적됐다.



◇ 지주사 전환보다 그룹 지배력 강화 증권가도 지주사 체제 전환이라는 그동안 유력해 보였던 시나리오에서 한발 물러났다.



대신 삼성SDS와 에버랜드 상장에 따른 지주회사 전환과 별개로 진행되던 그룹계열사들의 사업부문 조정과 분할·합병, 그에 따른 지배력 강화에 더 초점을 맞춘분석이 고개를 들었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화학 계열사를 삼성물산 이하로, 금융 계열사를 삼성생명 이하로, IT 계열사를 삼성전자 이하로 일원화하는 작업은 굳이 법적 지주사 전환을 수반하지 않더라도 구체화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그룹 지배력의 강화와 금산법 관련 이슈라는공통점이 있어 양사의 인적분할과 합병 가능성이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에버랜드·SDI·물산 지분 분할과 합병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그룹 3세가 매수하고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이 합병하면 삼성전자가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더라도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 자녀의 경영권 승계와 지분 상속으로 초점을 돌린 분석도 나왔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에버랜드 상장이 반드시 에버랜드의 지주회사전환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변하지 않는 사실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지분들은 상속돼야 한다는 점이며, 상속으로 수반되는 상속세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막대한 상속세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 등의 배당이 유력하다고보고 "에버랜드는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배당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활용될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 지주사 전환을 향한 우려가 관련주 주가에 반영됐으므로 앞으로 관련기업의 가치를 더 제대로 따져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여부와 상관없이삼성물산이 보유한 지분 가치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과도하게 저평가된 영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느냐의 여부"라며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