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8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자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담담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미 동결로 예견된 금통위 결과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촉각을 더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오전 11시 20분 현재 전날보다 9.29포인트(0.49%) 상승한 1,887.
62를 나타냈다.
지수가 상승세지만, 최근 보인 하락세를 고려하면 그 폭은 매우 작다. 코스피는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지난 사흘간 37.89포인트나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2분기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반등하는 등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회복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코스피는 경기에 대한 한국은행의 긍정적인 판단보다는 미국 양적완화축소 우려에 더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여전히1,880대를 맴돌고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보였고 낙폭이 컸던 종목에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지만, 최근 연준 총재들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이 이어진 탓에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채권시장도 일단은 담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이 국채 선물 3년물을 1천538계약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1천467계약을 순매도했다. 이 중 증권·선물사가 1천758계약을 순매도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채권시장의 활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외국인 선물매매에 많이 좌우된다"며 "외국인 매매는 결국 국내 정책보다 대외 변수에 더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번 금리 결정의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날 금융시장은 담담하게 반응했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구체화하면 중장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달 초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현 상태나 더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초저금리 기조를 밝힌 데 이어 전날 호주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50% 로 내렸다.
주요국이 양적완화 축소에 대비해 통화 정책에 변화를 주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한국의 금융시장이 다시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지적이 제기된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늘 당장은 기준금리 결정이 주식시장을 흔들지 않았지만, 미국의 유동성 공급이 줄어들면 그동안 외환시장을 방어하지 못한 신흥국이 6월처럼 다시 출렁일 수 있다"며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된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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